동아논평입니다.
제목은 '미디어법 반대, 설득력 없다', 홍찬식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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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법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국내 미디어들의 여론 지배력을 분석한 연구논문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서울대 윤석민 교수는 오늘 '방송 소유 규제 완화와 여론 독과점'이라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신문 방송 포털 등 미디어들이 각각 여론 형성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미디어의 여론 지배력은 측정하기 어렵습니다. 정확히 계량화하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주먹구구식의 논란이 계속되어 왔습니다.
윤석민 교수는 선진국에서 통용되는 12개 지표를 한국에 적용해 분석했습니다. 국내 학계에서 처음 이뤄진 시도입니다.
연구 결과는 지상파TV 3사의 여론 지배력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지상파 TV는 이용 시간 점유율 면에서 46.7%로 1위였습니다. 1주일간 미디어를 이용한 사람의 비율 면에서도 48.6%를 차지했습니다. 매출액 비율도 48.9%였습니다. 지상파 TV는 12개 지표에서 50% 안팎의 높은 여론 지배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지상파 다음은 포털이었습니다. 그러나 비율은 지상파보다 크게 떨어졌습니다. 이용한 사람의 비율이 15.5%에 그쳤습니다. 매출액 비율은 20.6%였습니다.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신문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신문 3사는 세 번째였습니다.
이용한 사람의 비율이 10%, 매출액은 15.8%였습니다.
이번 결과는 그동안 신문 방송 겸영을 반대했던 MBC노조 등의 주장이 근거 없는 것임을 확연히 드러내 줍니다.
반대론자들은 겸영을 허가해 주면 3개 신문사가 방송을 갖게 되고 여론을 독과점 할 것이라고 선전해 왔습니다. 그 결과 여론의 다양성을 해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독과점 매체가 지상파TV들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지난 정권 이후 계속 편파 방송, 이념 방송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들은 거의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언론의 다양성을 심각하게 훼손해 왔습니다.
새 미디어법은 여러 사업자들로 하여금 방송 시장에 진입하도록 장벽을 제거해 다양한 시각의 보도를 가능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 결과 여론의 다양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입니다. 미디어법의 국회 상임위 상정을 계기로 다시 논란이 불붙고 있습니다. 반대론자들이 이 연구 결과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