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해군으로서는 첫 전투함 해외 파견이다. 우리 자신의 국익과 필요에 의한 파병도 사실상 처음이다. 과거 베트남,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파병은 육군 위주로 미국 등 동맹국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 청해부대는 작년 12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소말리아 해적 소탕작전 확대 결의안’에 따라 외국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나라 해군과 연합작전을 펼 수도 있다. 이번 파병에 대해 ‘신(新)나토 동맹’ 가입이라고도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소말리아 해역에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15개국의 군함 23척이 활동 중이다. 일본도 한국에 이어 호위함 2척을 곧 파견한다. 일본은 심지어 헌법상의 ‘전투행위 금지’ 족쇄를 사실상 푸는 내용의 ‘해적대처법안’까지 마련했을 정도로 적극적이다. 작년 말 7000t급 구축함 2척과 보급함 1척, 병력 800여 명을 파견한 중국은 ‘대양(大洋) 해군’의 꿈을 키우려는 야심이 역력하다. 최근엔 항공모함 건조 의사까지 드러냈다.
▷소말리아 해역은 주요 국가들의 해군력 전시장이 되고 있지만 해적의 준동은 좀처럼 잦아들 기미가 없다. 소말리아의 정정(政情) 불안도 한 원인이지만 해적질이 이미 이 나라 사람들의 ‘고소득 비즈니스’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110여 차례나 해적의 공격이 있었고 배 40여 척이 해적에게 나포됐다. 작년 한 해 인질 몸값으로 벌어들인 돈은 총 1억2000만 달러(약 1700억 원)에 달한다. 문무대왕함은 우리 선박 보호에 최선을 다하되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 해군과의 협력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육정수 논설위원 soo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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