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체에너지 산업도 선진국 따라잡아야

  • 입력 2009년 4월 24일 03시 02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그제 지구의 날을 맞아 풍력(風力) 조력(潮力) 등 대체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아이오와 주 뉴턴 풍력발전소를 방문해 “신(新)에너지 시대를 시작함으로써 경제성장의 새로운 기틀을 닦아야 할 때”라며 “풍력 자원의 잠재력을 충분히 이용하면 2030년에는 미국 전기 수요의 최대 20%를 충당하고 2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에너지 개발에 선도적으로 투자함으로써 환경과 경제를 동시에 살려 지속가능한 성장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세계 주요국은 녹색 뉴딜 경쟁에 앞 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미국은 10년 동안 청정에너지 개발에 1500억 달러(약 200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영국은 2020년까지 녹색 뉴딜에 100억 파운드(약 20조 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온실가스 규제에 소극적이던 미국이 대체에너지 개발을 주도하면 국제적으로 온실가스 규제 압력이 강화될 것이다. 우리도 대체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서야 미래형 성장산업에서 낙오를 면하고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초 친환경 사회간접자본 확충과 녹색산업 투자를 병행하는 녹색 뉴딜 구상을 발표했다. 환경친화형 프로젝트에 4년간 약 50조 원을 넣어 95만여 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4대 강 살리기’ ‘녹색 숲 가꾸기’ ‘녹색교통망 확충’ 같은 단기적 일자리 창출형 사업에 치중된 감이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등 신에너지 개발 사업에 향후 3년간 민간자본을 합쳐 2500여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지만 상대적으로 소홀하고 추진력이 붙지 않은 게 사실이다.

대체에너지 개발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 내실(內實)을 다져나가야 한다. 자체 기술도 부족한 처지에 전시효과를 노린 대형 사업은 상업성이 떨어져 언젠가는 사라질 ‘그린 버블’을 만들기 쉽다. 풍력발전 설비 분야는 수출산업으로도 유망하며,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국내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유리하게 진출할 수 있다.

정부는 대체에너지 개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과감하게 규제를 풀어야 한다. 800조 원이나 되는 부동자금이 부동산시장 주변을 맴도는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라도 신에너지 산업의 투자 메리트를 키워줘야 한다. 태양광을 비롯한 대체에너지 분야뿐 아니라 배터리, 바이오, 의료 등의 분야에서도 규제를 획기적으로 풀어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에 전기를 마련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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