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뉴미디어 엑스포 특별기고/장한나]신문은 인류가 쓰는 일기장

  • 입력 2009년 4월 30일 02시 57분


연주여행을 다니면서 참 많은 시간을 비행기 안에서 보낸다. 기내에서 읽기 위해 가지고 가는 여러 책과 악보가 있지만 탑승 후 가장 먼저 찾는 것은 신문이다. 기내에는 여러 신문이 준비돼 있어서 매번 다른 신문을 골라 읽으며 신문 읽기의 맛을 알게 된 것 같다. 비행기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때는 읽고 싶은 기사를 천천히 꼼꼼히 읽고, 한 신문을 다 읽으면 다른 신문을 읽는다. 비행시간이 짧을 때는 신문 전체를 쭉 훑어본 후 자세히 읽고 싶은 기사를 접어서 가방에 넣었다가 언제든 시간이 나면 읽는다.

신문은 흥미진진한 ‘오늘의 책’

호기심과 가벼운 집중력만 있으면 금세 새로운 정보를 뽑을 수 있는 간결한 기사, 신문의 성격과 개성이 드러나는 사설과 칼럼, 이슈 메이커의 인터뷰 기사가 부담 없이 읽기에는 적격인 것 같다. 이렇게 매일 읽어도 날마다 꼭 무언가 새로 배우고 기억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 공감하는 이야기, 새롭게 알게 된 사실, 또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메모했다가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책과 인터넷 검색을 통해 더 자세히 더 깊이 공부한다.

신문이 재미있는 이유를 생각해 보니 내가 모르던 새로운 사실을 늘 알려주기 때문이다. 세계를 움직이는 모든 이슈가 신문에 나온다. 평상시 나와 관련 없고 알려고 하지 않았던 이슈, 있는지도 몰랐던 이슈가 신문에는 가득하다. 신문을 읽은 후에는 이런 이슈가 나와 상관없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신문을 읽으면 자연스레 시야가 넓어지는 것 같다. 세상의 복합적인 구조와 사람의 다양한 생각과 삶, 이처럼 개별적이고 연결되어 있지 않아 보이는 요인이 세계를 하나로 연결해 준다는 점을 보여준다.

내가 사는 미국, 나의 조국 한국, 그리고 많은 시간을 보내는 유럽. 역사적 배경과 문화가 많이 다르지만 신문을 통해 이런 지역이 한결같이 비슷하거나 연관된 이슈로 많은 영향을 받고 있음을 금세 알 수 있다. 뉴스란 한 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이지만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하나의 커다란 마을같이 작아진 지구에 글로벌한 영향을 준다. 하나하나의 사건에서 비롯되는 새로운 트렌드를 신문에서 볼 수 있다. 정말 작은 세상임을, 그리고 작은 세상 안에 얼마나 다양한 사람이 다양한 삶을 사는지 신문에서 만날 수 있다.

책을 좋아하는 나에게 신문은 오늘의 책으로 다가온다. 지금 지구에 사는 사람으로서 기본적으로 꼭 알아야 할 상식과 지식을 전해주는 책. 세계와 내가 공통적인 지식을 소유함으로써 결국 이웃과 나 사이에 공유하는 생각과 추억이 생기고, 내가 오늘 여기서 인류의 한 사람으로 살았다는 흔적이 된다. 신문은 결국 같은 시기에 사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나와 같이 이 지구에서 사는 이웃은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행동을 하며 사는지 신문을 읽음으로써 그들의 이야기가 곧 내 이야기가 된다. 그들의 이슈가 내 이슈가 된다.

가장 정직하고 정확한 매체로

그래서 신문은 매일 새롭게 인류가 쓰는 일기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을 벗어나, 내가 속한 사회의 어제와 오늘의 흐름과 변화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어떤 내일을 만들어야 할지 이웃과 함께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신문을 통해 사회적 정체성을 갖게 됐다. 그래서 신문은 나 혼자 사는 인생보다 훨씬 큰 내 시대의 흐름을 보여주는 창문이 되고 결국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미래를 만들어 가도록 변화를 위한 용기와 힘을 내 마음속에 심어준다.

신문을 읽으며 느끼는 점은 독자로서 무조건적인 신뢰를 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입으로 전달되며 사람에 따라 변하는 정보, 누구든지 한정된 지식으로도 끝없이 정보를 올릴 수 있는 인터넷과 달리 신문에 인쇄된 말은 절대로 변할 수 없으므로 사실로 인정받고 인식된다. 신문은 그만큼 우리의 사고에 너무나 큰 영향을 주므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정직하고 정확한 매체가 될 의무가 있다는 생각이다. 5월 1일부터 열리는 신문 뉴미디어 엑스포를 통해 신문의 사회적 역할을 다시 생각하고 신문과 친해지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아는 것은 힘이다(Knowledge is Power)’라는 유명한 문구처럼 신문에서 오늘 얻는 다양한 지식이 더욱 발전하는 내일의 토대가 되리라 믿는다.

장한나 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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