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진실에 반하는 말을 물리쳐야 한다. 그중 으뜸은 어떤 이들이 성급하게 결론 내린 것과는 달리 자유주의는 죽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다. 교환의 자유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가난에서 탈출했다는 점을 잊지 말자. 부는 소유권과 기업의 자유를 확립하면서 창출됐다. 그러나 규제 없는 시장은 있을 수 없다. 위기로 인해 우리는 시장경제에서 국가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이는 시장균형 외에는 어떤 것도 신뢰하지 않는, 즉 규제는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는 극단적 자유주의의 종말을 뜻한다.
극단적 자유주의의 이론가는 밀턴 프리드먼이다. 그 이론은 미국의 우파와 영국의 보수당을 장악했지만 다행히 프랑스 우파를 비켜 갔다. 프랑스에는 어제의 약점이 오늘의 장점이 된 셈이다. 프랑스도 침체를 겪고 있지만 미국 영국 스페인보다는 그 정도가 약하다. 이런 저항력은 잘 갖춰진 사회보장체제와 연금 혜택, 수출에 덜 민감한 경제구조, 높은 저축률, 다른 나라보다 적은 가계부채에 기인한다.
지속 가능한 번영은 상환 능력도 없는 사람들에게 마구 대출을 해주는 금융투기로 얻어지는 게 아니다. 재화의 생산과 소비에 중심을 둔 부의 개념을 회복해야 한다. 국가의 공공정책은 근로자의 취업기회와 임금보장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야 한다. 일한 만큼 보상하는 효과적 정책과 똑똑한 규제가 성공의 열쇠다. 인터넷 거품과 부동산 거품의 잇따른 붕괴는 규제 없는 시장이 있을 수 없음을 증명했다. 국가의 규제자로서의 역할은 불가피하다. 국가는 어떤 위험도 감수하는 기업가를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때 자본주의 윤리가 다시 자리 잡을 것이다.
윤리의 중요성이 업계는 물론 공공부문에서도 주요 이슈로 부각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얼마 전 공장 점거와 상사 감금 보도가 연일 신문지면을 장식했다. 국가의 지원을 받았지만 근로자를 해고해야 하는 기업에서 임금, 퇴직보상, 스톡옵션의 문제는 무분별, 아니 차라리 도발에 가까웠다. 공장 점거나 상사 감금이 이런 문제에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균형을 도입하려는 상징적 가치를 지녔다고는 할 수 있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사건 그 자체에 사로잡혀 비판에 나서기 쉽다. 그러나 위기와 실업의 시대에 몇몇 경제주체의 무분별한 조치가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다른 대다수 경제주체에 대한 불신까지 초래한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사람들은 경제주체뿐 아니라 정치주체의 행동에 대해서도 더 많은 도덕과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영국 의회의 비용 청구 스캔들도 그렇다. 공적인 돈을 사적 비용을 지불하는 데 사용하는 것은 완전히 비도덕적이다. 오늘날 시민들은 사적 영역에서건 공적 영역에서건 자금의 도덕적인 관리를 더욱더 기대하고 있다. 위기는 우리에게 방향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제라르 뱅데 에뒤 프랑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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