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3박자 투자촉진’ 이제 기업이 뛸 차례다

  • 입력 2009년 7월 3일 02시 59분


정부가 어제 자금융통 세금감면 규제완화라는 3박자의 획기적인 투자촉진 방안을 내놓았다. 올해 펀드와 대출로 10조 원, 중기적으로 총 40조 원의 설비투자 재원을 조성하고, 신성장동력 산업에 세제(稅制) 지원을 늘려주며, 창업 및 공장 신증설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내 기업 설비투자는 작년 4분기(10∼12월) 이후 2분기 연속 평균 18.7% 줄었고 올해 전체로 16∼18% 감소가 예상된다. 연구개발(R&D) 투자는 작년까지 3년간 7.7∼14.7% 증가했지만 올해는 2.0%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위축이 계속되면 고용 회복은커녕 일자리 감소시대가 오래갈 우려가 크다.

최근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는데도 30대 그룹의 하반기 시설 및 R&D 투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6.1% 감소하리라는 전망이다. 상반기 15.7% 감소에 비해서는 나아지는 추세이지만 대기업들이 더 과감하게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 공격적 투자로 세계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 1위를 탈환한 LG디스플레이, 2003년 이후 7년째 설비 투자를 아끼지 않음으로써 매출을 획기적으로 늘린 부산의 중소부품업체 코리녹스 같은 기업이 많이 나와야 한다.

정부가 투자의 주역인 민간기업의 요구를 두루 반영한 대책을 내놓았으니 이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차례다. 핵심 원천기술에 대한 R&D투자 세액 공제율은 종전의 3∼6%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인 25%(중소기업은 35%)로 높아진다. 기업들이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공공기관이 독점하다시피 한 택지개발사업에 민간이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변화다.

정부는 기업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투자 애로를 최대한 줄여줘야 한다. 개별 기업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을 특혜로 여기는 것은 낡은 생각이다. 창업 규제를 10단계에서 6단계로 줄였지만 현장에서 실제 효과가 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의료 교육 관광 등 서비스산업의 새로운 시장 창출 같은 과제도 말만 앞세우지 말고 국내외 자본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할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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