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도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어제 남북 개성공단 실무접촉이 “남측의 불성실한 태도 때문에 결렬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남측이 성실히 응하지 않을 경우 이미 천명한 대로 우리의 결심대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책임을 떠넘기면서 민간인을 인질 삼아 개성공단 근로자 월급 300달러 인상과 토지임대료 5억 달러를 챙기려는 술책이다. 박 씨의 1주기를 하루 앞두고 다시 뻔뻔스럽게 돈을 요구하는 북한 정권이 가증스럽다. 1년 전 오늘 이명박 대통령은 박 씨 피살 소식을 보고받고서도 국회 시정연설에서 전면적인 남북대화 재개와 인도적 협력 추진을 제의했다. 불행한 사건이 발생했지만 남북 관계를 대화를 통해 풀겠다며 손을 내민 것이다. 북한은 박 씨 사건 해결을 위한 정부 요구를 거부한 데 이어 핵실험과 무더기 미사일 시험발사로 남북관계를 최악으로 몰고 왔다. 북한이 박 씨 살해사건을 외면하고 A 씨 억류를 오래 끌고 가 그들의 요구를 관철하려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박 씨 피살 이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고 A 씨 억류 이후 개성공단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지만 인도적 문제를 쉽게 양보해서는 안 된다. 통일부가 어제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 진상 규명 등 3가지 요구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한 것은 당연한 대응이다. 개성공단 협상에서도 ‘선(先)억류 문제 해결’에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정부의 으뜸가는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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