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등등한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에 위기가 닥쳤다. 알제리의 알 카에다 분파인 ‘이슬람 북아프리카 알 카에다(AQIM)’가 아프리카 북부에 진출한 중국인과 중국 사업장에 공격을 지시했다고 홍콩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국제 테러단체인 알 카에다가 신장위구르 유혈사태를 이유로 이슬람 신자가 대부분인 위구르인을 대신해 대(對)중국 보복을 선언한 것이다. AQIM은 3주 전에는 고속도로 공사장에서 중국인 기술자들을 경호하던 알제리 경찰을 공격해 24명을 살해했다.
▷중국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알제리에서 진행 중인 각종 건설사업과 5만 명의 중국인이 테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외교부 친강 대변인은 어제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학살이 이뤄진 사실이 없다”면서 “이슬람 국가들이 진실을 알게 되면 중국의 대응조치를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예외적으로 신속한 반응을 보였지만 인도네시아 등 이슬람권 국가에서도 중국을 상대로 한 성전(聖戰)을 촉구하는 이슬람 신자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어 상황이 만만치 않다.
▷중국은 아프리카 지도자들의 환심을 사는 데는 탁월한 재능이 있다. 올루세군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2006년 4월 라고스를 방문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우리는 중국이 전 세계를 지배하길 바랍니다. 그때 우리가 여러분 바로 뒤에 있고 싶습니다”라는 헌사(獻辭)를 바쳤다. 중국이 아프리카 지도자 다루듯 알 카에다를 잘 설득해 위기를 넘길 수 있을지 예측이 어렵다.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