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국민적 관심 속에 논란을 빚은 미디어법안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이런 식으로 처리된 것은 유감이다. 하지만 야당의 극렬한 반대와 저지로 국회가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비록 정상적인 과정을 거치진 못했지만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통한 처리도 엄연히 국회법에 정해진 절차이다.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도 자신들이 여당이던 17대 국회 때 직권상정을 통해 종합부동산세법안을 비롯한 수많은 법안을 처리한 바 있다.
다수당과 소수당이 대화와 타협을 통해 절충점을 찾는 것이 최선이긴 하지만 그것이 여의치 못할 땐 다수결로 처리하는 것이 대의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다. 미디어법안만 하더라도 작년 12월 국회에 제출된 이후 지난 7개월간 국회 안팎에서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이 있었다. 더구나 민주당은 ‘여론 수렴 후 6월 국회에서 표결 처리한다’고 약속하고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국회의원 개개인과 여야당, 국회 모두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민주당이 정세균 대표와 이강래 원내대표의 동반 사퇴에 이어 장외투쟁에 나서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어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불투명하다. 한나라당은 집권 여당으로서 야당 및 국민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 국정이 표류하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야 한다. 민주당은 이성을 되찾아 하루속히 정상적인 국회 운영에 동참하길 바란다. 여야의 극한 대립은 민생만 병들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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