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중국인의 한국 관광 증가 추세가 주춤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한국관광공사가 실시한 조사에서 이런 불만을 털어놓았다. “30만 원짜리 4박 5일 여행상품으로 왔는데 경기 의정부의 유흥가 근처에서 재우는 바람에 서울 야경은 구경도 못했다.” “통일전망대 선택 관광을 하지 않는다고 버스에서 강제로 내리게 했다.” “호텔 식사 대신 외부 식당에서 설렁탕 등 값싼 음식만 제공했다.” “침대 시트에 담뱃불로 낸 구멍과 얼룩이 심했고 욕실에 수건도 없었다.” “인삼을 살 생각이 없는 사람까지 인삼 전문점으로 데려가 쇼핑을 강요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국제선구도보(國際先驅導報)는 ‘중국인들이 싫어하는 이웃나라 1위’가 한국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를 보도한 바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베트남보다도 뒤진 최하위로 나타났다. 여행사들의 출혈경쟁에 따른 싸구려 관광상품의 영향이 크다는 지적들이다. 이래서는 내년까지 외국인 관광객을 1200만 명 유치하겠다는 서울시의 야심 찬 구상이 허사로 끝나기 쉽다.
▷지난해 내국인 출국은 1332만여 명, 외국인 입국은 689만여 명이었다. 이런 극심한 관광 역조현상을 개선하려면 중국인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 적정가격의 좋은 관광상품을 많이 개발해 ‘다시 가고 싶은 나라’의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가 절실하다. 그러자면 싸구려 저질 상품부터 없애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적 뒷받침 못지않게 신임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임명된 독일계 한국인 이참 씨의 어깨도 무겁다.
육정수 논설위원 soo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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