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나로호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 입력 2009년 8월 11일 17시 09분


11일, 그러니까 오늘로 예정됐던 나로호(KSLV-1)의 발사 일정이 다시 19일로 연기됐습니다. 벌써 두 번 이나 연기됐던 만큼 이번에는 예정대로 발사될지 궁금합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더라도 로켓 발사는 발사 자체보다는 성공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잦는 발사 일정 변경을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문제는 발사 연기가 매번 기술협력 국가인 러시아의 돌발 변수 때문에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자체 개발한 2단(상단부) 로켓은 준비가 완료됐는데 러시아가 맡은 1단(하단부) 로켓에서 자꾸 기술적 문제점이 발견된다는 이유로 미뤄지고 있는 것이죠.

급기야 일부에선 나로호에 탑재된 로켓 엔진이 당초 약속한 러시아의 시험모델보다 성능이 낮은 엔진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는 러시아에서 연소시험 중인 엔진은 나로호에 탑재된 엔진과 같은 RD151이라는 정부 측 주장과 배치되는 얘기입니다.

우리가 나로호 1단 로켓 엔진으로 2011년까지 개발 중인 RD191M(일명 앙가라) 모델의 성능을 줄인 변형모델 RD151을 공급받은 것은 사실입니다만 이것이 러시아에서 연소시험을 거쳤는지가 불확실하다는 얘기입니다.

러시아 측에 지불한 1단 로켓 2대와 기술 관련 비용 2억 달러(약 2500억원)가 나로호 로켓 제작비용이 아니라 신형로켓 개발 연구비로 충당됐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신빙성이 높은 얘기입니다만 이 역시 러시아가 사실을 통보하지 않은 한 우리가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나로호 발사의 기술 파트너로 러시아를 선택한 것은 타당한 결정이었습니다. 액체산소를 쓰는 러시아와 달리 더 고급기술인 액체수소를 쓰는 미국은 기술 이전을 거부했고 프랑스는 터무니없는 금액을 요구했습니다. 나로호 로켓을 공급한 러시아 흐루니체프 사는 과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만들던 군수공장이었던 곳으로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도대체 러시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많은 돈을 내고도 로켓 발사와 관련된 제대로 된 정보를 얻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습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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