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침체도 유료화 전환을 부채질한다.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은 내년 6월까지 영국의 더 타임스 등 자신이 소유한 언론사들의 인터넷 뉴스를 전면 유료화하겠다고 이달 5일 선언했다. 뉴스코퍼레이션은 경기 침체에 따른 광고 감소 탓에 6월로 끝난 2008 회계연도에 34억 달러(약 4조2100억 원)의 손실을 봤다. 머독은 비용을 들여 만든 뉴스 콘텐츠를 적자를 내면서 공짜로 서비스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공짜로 뉴스를 읽는 데 맛들인 사회 분위기에서 유료를 고집해 연(年)회원 11만7000명을 거느리고 있다. 머독 소유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인터넷판도 유료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유료화에 실패해 2007년 무료로 바꿨는데 머독의 선언을 계기로 월 5달러의 구독료를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뉴스를 널리 전파하기 위해 인터넷에 무료로 공급하려는 언론사도 있겠지만, 뉴스를 공짜로 보는 풍토는 결국 뉴스의 질을 떨어뜨리고 언론사를 고사시켜 민주주의 발전까지 저해할 수 있다.
▷유료화 전환은 ‘양질의 콘텐츠는 돈을 내고 본다’는 인식이 확산돼 가능해졌다. 세계적으로 유료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가 널리 퍼졌고, 광고라도 봐주는 대신 무료로 동영상을 보는 훌루(Hulu)가 미국에서 인기다. 음악 동영상 e-북 등 돈을 내고 보는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선 지상파 방송의 프로그램을 유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가 최근 시작됐지만 뉴스 유료화 여건은 미흡한 편이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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