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언제까지 과거史파먹고 살 건가

  • 입력 2009년 9월 8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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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안병욱 위원장이 어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과거사 연구재단’의 설립을 정부에 최근 건의했다고 밝혔다. 2006년 4월 4년간의 한시적 기구로 출범한 이 위원회는 내년 4월 활동을 종료한다. 진실화해위 측은 위원회가 문을 닫은 이후에도 과거사 피해자의 구제와 화해, 기념사업 등 후속조치를 위해 연구재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올해 5월 진실화해위가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최호근 고려대 교수는 ‘과거사 연구재단 설립방안’을 설명하면서 정부가 최대 5000억 원, 최소 2250억 원을 출연해줄 것을 제안했다. 이 재단을 통해 과거사위가 완료하지 못한 조사와 희생자 유해 발굴 사업, 연구 활동 등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재단의 인력규모는 최대 240명에서 최소 80명으로 잡았다. 한시기구인 진실화해위 활동이 끝나면 바로 과거사 연구재단으로 간판을 바꿔달고 국민 세금으로 과거사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에겐 좋은 직장도 될 것이다.

안 위원장은 위원회 활동기간 연장 문제도 언급했다. 관련법에는 과거사위가 공식 활동을 종료한 뒤에도 2년 이내에서 활동을 연장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는 현재 위원회가 접수한 사건 1만1017건 가운데 58%가 처리된 상태이고 나머지 42%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 남은 7개월 안에는 100% 처리가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4월 활동 종료 시점에 위원회가 진로문제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원회의 진로문제를 위원회 스스로 판단하면 그만인가. 일을 벌이자면 20년인들 충분하겠는가.

과거사 관련 각종 위원회들은 지난해 2089억 원의 국민 세금을 썼다. 올해 예산도 2062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이 역사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한 것 말고 과연 어떤 일을 했는지 국민은 잘 모른다. 진실화해위의 예산만도 작년 198억 원, 올해 177억 원이다. 관련 위원회들이 좌파 성향 ‘과거사 장사꾼들’의 ‘큰 밥통’이 돼버렸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정부는 과거사 연구재단 설립이나 위원회 활동연장 요청을 수용해선 안 된다. 역사 평가와 과거사 정리는 학계의 자발적 연구에 맡겨져야 한다. 진실화해위가 접수 사건을 58%밖에 처리하지 못했다는 것도 활동 연장의 이유가 될 수 없다. 역사를 1만 건 이상의 사건으로 분류해 처리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정부는 오히려 그간의 예산 낭비 여부를 철저히 감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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