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총리는 취임 후 양자 정상회담을 위한 첫 방문지로 한국을 택했다. 이 대통령은 하토야마 총리가 민주당 총재였던 6월 청와대에서 만나 ‘차기 지도자’로 예우하며 친분을 다졌다. 양국 정상은 어제 기자회견에서도 상대에 대한 각별한 이해와 신뢰를 보여줬다. 현대 외교에서 정상들의 친분이 양국 관계를 진전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임을 감안하면 한일은 양국의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가까워질 기회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어제의 한일 정상회담은 오늘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으로 연결된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지난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원 총리는 김 위원장이 밝힌 ‘조건부 6자회담 복귀 의사’를 한일 정상에게 상세히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중일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3국이 조율된 대응을 할 수 있는 기회다.
북한은 ‘핵무기 없는 세계’를 주창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음을 유념해야 한다. 미국이 북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전제에서 협상을 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한중일 3국이 그랜드 바겐을 한목소리로 지지하고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면 김 위원장에게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줄곧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한 중국으로서도 북핵을 근본적이고 포괄적으로 해결하자는 제안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 중국이 북의 조건부 6자회담 복귀 의사에 솔깃해 원칙을 무너뜨리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혼란이 올 수 있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지구온난화 대책 등 협력해야 할 현안이 적지 않다. 하토야마 총리가 강조한 대로 일본의 과거사 직시도 필요하다. 그러나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는 북핵 문제 해결이다. 북핵 공조는 이 대통령과 하토야마 총리가 한일 신시대를 열 것인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라고 할 수 있다. 한일 정상은 힘과 뜻을 합쳐 중국이 그랜드 바겐에 동참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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