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첫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후 10주년을 맞은 올해 3국 정상이 ‘새로운 10년’을 위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선언하고 각 분야의 협력방안에 합의했다. 3국의 국내총생산(GDP) 합계는 2007년 기준 8조6266억 달러로 세계 GDP의 15.9%, 3국의 세계교역 합계 규모는 4조2358억 달러로 세계 전체의 15.1%에 이른다. 세 나라 모두 6자회담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멤버이다. 3국은 이 같은 국제적 위상에 걸맞게 동북아 역내(域內) 협력은 물론 경제 안보 환경 등 글로벌 이슈에서도 공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은 북핵의 현상유지를 원하지 않는다면 북핵 폐기를 위한 국제공조에서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원 총리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미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과도 관계를 개선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북이 진실로 남북관계 개선을 바란다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바뀐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날의 남북 간 합의를 멋대로 어기면서 북이 필요한 부분만 남측에 이행을 강요하다시피 한다. 원 총리가 전한 김 위원장의 발언에 얼마나 무게를 실어야 할지 의문이다. 북핵 폐기로 가는 분명한 진전이 있다면 남북관계는 광폭으로 개선될 수 있다.
세 정상은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하고 글로벌 경제무대에서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세 나라가 무역을 통해 빠르게 경제를 발전시킨 대표적 국가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합의다. 3국 간 FTA는 아직 각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해 난관이 적지 않지만 자유무역의 과실을 함께 거둔다는 인식을 공유하면서 협력한다면 못 이룰 바가 없다.
동북아의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중국이 ‘대국(大國)주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일본이 과거사를 직시하는 것도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