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위원회가 선정 이유에서 밝힌 것처럼 그는 세계인들에게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됨으로써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에 인종 및 종교 간 갈등 완화의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핵무기 없는 세상’을 비롯한 그의 비전은 글로벌 과제로 생명력을 얻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수상 결정에 대해 “모든 국가를 향해 21세기의 도전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실천에 나서라는 요청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한 것은 적절한 의지 표명이다.
그는 짧은 기간에 성과를 내놓지는 못했지만 미국이 세계 문제를 다루는 방식을 새롭게 설정했다. 그는 전임자들과는 달리 일방주의가 아니라, 대화와 협력을 통해 당사국들과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려고 애써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노벨위원회도 “그는 유엔과 국제기구를 중시한 다자외교를 중심으로 협상이 국제분쟁의 해결수단이 되도록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은 이 같은 국제문제 해결 모델의 발전을 위해 더욱 힘써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당성 시비가 끊이지 않던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의 폐쇄를 결정했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탈퇴한 기후변화협정 체결 과정에 복귀했다. 오바마의 이런 행보는 미국 내의 논란과 관계없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비추어 타당한 방향이다. 북한과 이란에 대해서는 ‘핵무기를 용납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보냈다. 북한은 노벨위원회가 ‘핵무기 없는 세상’을 실현하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비전을 높이 평가한 사실을 곱씹어봐야 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비전은 쉽게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들이다. 군축과 비핵화를 위해서는 러시아와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 후속 협정을 맺고 북한과 이란의 핵을 폐기해야 하지만 결코 간단한 과제들이 아니다. 세계가 그의 담대한 도전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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