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를 읽고]정기선/추가 반찬은 돈받고 일회용품 값 올려야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0일 03시 00분


동아일보를 40년 이상 구독하는 독자이다. 10회에 걸쳐 연재한 ‘헬로 그린’ 기획을 감명 깊게 읽었다. 앞으로도 이 같은 연재가 자주 게재되기를 바란다. 주제와 관련하여 특히 음식쓰레기와 일회용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나와 아내는 음식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많이 애쓴다. 집에서 음식을 만들 때는 가능한 한 먹을 만큼만 만들므로 문제가 거의 없다. 그러나 외부 모임에 참석해보면 10여 명만 모여도 음식쓰레기가 많이 남는다. 우리는 남은 음식물을 싸달라고 하거나 차에 갖고 다니는 용기에 담아주도록 요청한다. 이런 음식을 우리는 집에서 1km 정도 떨어진 농가에서 기르는 개에게 준다.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일이 큰 즐거움이지만 음식쓰레기 문제를 해소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아니다.

일본의 음식점에 가면 기본 반찬보다 더 요청할 때 가격을 따로 받는다. 따라서 손님은 처음에 나온 반찬으로 식사를 마치려고 노력한다. 남는 반찬은 아예 없거나 매우 적다. 한국과 반대로 밥은 돈을 추가로 받지 않고 무료로 더 준다. 우리도 이처럼 기본 외의 반찬을 더 요청할 때 돈을 추가로 내도록 하면 어떨까. 처음에는 반발이 많겠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음식쓰레기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 번째는 일회용품에 대한 의견이다. 우리 부부는 컵을 포함해 일회용품을 가능한 한 적게 쓰려고 노력한다. 세미나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가보면 시간마다 수십, 수백 명의 참가자가 쉬는 시간마다 일회용 컵을 쓴다. 100명이 참가했으면 300개 정도의 일회용 컵을 쓰레기통에 버린다. 이 정도의 일회용 컵을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나무를 버렸을까 생각해보곤 한다.

일회용품 중 나무젓가락도 문제다. 앞으로는 중국음식점이나 국내 도시락에 일회용 나무젓가락의 제공을 금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가격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 일회용 접시 등 일회용품에 세금을 붙여 가격을 매년 조금씩 높이면 사용이 점차 줄어들게 유도할 수 있다. 흡연을 줄이기 위해 담배가격을 매년 올리는 일과 비슷하다. 물론 일회용품을 갑자기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면 관련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1∼2년의 여유를 주고 그동안에 바꾸도록 유도하면 어떨까.

정기선 아주대 경영대학원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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