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신종 플루 ‘50일 대응’이 중요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8일 03시 00분


신종 플루가 학교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주 하루 평균 4200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두 명 이상 학생이 감염된 학교는 870여 곳에 육박해 대유행(팬데믹) 단계에 진입한 양상이다. 학교뿐 아니라 직장, 관공서에서도 환자가 속출한다. 몰려드는 환자들로 병원이 북새통을 이룬다. 이틀간 초중등생과 20대를 포함해 9명이 사망해 국민의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어제 “정부의 역량을 총동원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열이 나는 환자에 대해선 확진판정 없이 바로 타미플루를 처방하고 거점약국에서만 살 수 있었던 타미플루를 모든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40∼50일간 정부 대응이 정말 중요하다. 초중고교생에 대한 백신 투여는 일정상 11월 중순 이후에나 가능하고 항체는 12월이 돼야 형성되므로 최소한 40∼50일 정도의 공백상태가 생긴다. 이 기간을 잘 넘겨야 한다.

11월에는 날씨가 더 추워지고 수험생이 대거 이동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다. 발열환자에 대한 격리시험 실시 등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을 낮춰줄 정밀한 대책이 필요하다. 어제부터 병원의 의료인과 종사자를 대상으로 백신접종이 시작됐지만 일부가 백신 접종을 거부한다는 소식이다. 국민건강의 수호자인 의료인이 백신 접종에도 모범을 보여 안전성 논란을 가라앉혀야 한다.

학교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부모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밀집된 공간에 여러 명이 함께 생활하는 교실의 특성상 주변 학생에게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으려는 생활태도를 몸에 익히도록 해야 한다. 자녀가 열이 나는데도 해열제를 먹여 등교시키거나 학교는 안 보내도 학원에 보내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 교육열을 나무랄 수는 없지만 자녀의 건강을 해치고 다른 집 자녀의 건강을 위협하는 행위다. 휴교 여부가 학교장 재량에 맡겨져 오락가락하는 점도 학부모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휴교하는 학교가 속출하는데도 학원가는 끄떡도 하지 않고 있다. 인근 학교는 문을 닫는데 학원이 계속 문을 열면 감염 예방 효과가 있겠는가.

많이 알려졌듯이 손을 자주 깨끗이 씻고,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며, 기침할 때 조심하기만 해도 감염을 줄일 수 있다. 개인과 공중의 건강 지키기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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