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노후를 위해 필요한 것의 하나로 ‘자녀 리스크 최소화’를 꼽은 글을 읽었다. 자녀 리스크란 애지중지 키운 아들이나 딸이 나이가 들어도 올바른 경제관념이 부족해 부모를 힘들게 하는 것을 말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자식을 이른바 명문대에 보낸 사람 중에도 이런 마음고생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강창희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장은 “자녀 리스크를 줄이려면 무리한 사교육보다 자녀들이 성인이 된 뒤 확실하게 자립할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올바른 경제교육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귀띔한다.
▷경제교육이라고 하면 흔히 재테크를 떠올리기 쉽다. 돈을 효율적으로 굴리는 일도 현실적으로 소홀히 할 수 없다. 하지만 더 필요한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시장의 작동원리와 시장경제의 중요성을 쉽고 설득력 있게 가르쳐 몸에 익히게 하는 일이다. 복잡한 수식(數式)과 그래프로 보기만 해도 기가 질렸던 과거 경제학 책과 달리 요즘은 일반인이나 청소년이 읽어도 흥미를 느낄 만한 서적이 많이 나왔다.
▷최근 사단법인 한국경제교육협회 새 회장에 경제관료 출신인 이석채 KT 회장이 선임됐다. 이 회장은 어제 통화에서 “단순한 경제 지식을 넘어서 남북한의 판이한 현실이 입증한 시장경제 체제의 우월성과, 우리 경제가 이룩한 성취의 역사를 ‘스토리텔링 식(式)’으로 젊은이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의 카네기나 록펠러처럼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는데 공헌한 기업인들을 사회적으로 높이 평가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인간이라면 부정적 측면도 있게 마련이지만 기업인들이 조그만 것을 이루기 위해서도 얼마나 많은 땀과 희생이 있었는지는 꼭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개인적 삶에서는 시장경제가 주는 온갖 혜택과 풍요를 따먹으면서도 입만 열면 기업과 시장을 매도함으로써 ‘의식 있는 지식인’인 양 행세하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띈다. ‘전교조식 경제관’이 학교에 득세하면서 ‘말 따로, 행동 따로’의 위선적 행태를 한층 부채질했다. 이런 사고방식은 본인의 삶을 갉아먹을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폐해가 크다. 우리 자녀들이 시장경제 교육을 제대로 접하고 자기 삶을 개척할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 국가와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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