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행정안전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행정구역 통합정책이 첫 결실을 맺었다. 창원시의회가 절대다수 찬성으로 창마진 통합안을 11일 가결함으로써 6대 광역시에 버금가는 매머드급 기초자치단체가 탄생한다. 사실상 매일 마시는 물과 역사적 뿌리가 같고 동일한 생활권에 속하던 3개 도시가 21세기 지방분권형 도시권 중심의 행정개편을 겨냥하면서 자율통합이라는 성공사례를 만든 일은 매우 현명한 결단이라고 생각한다.
개성-품격 있는 명품도시로
우선 광역화를 통한 행정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인구와 면적 증대에서 오는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게 됐다. 게다가 각기 상이한 기능과 성격이 상호보완되어 나타나는 다양성의 증가로 말미암아 ‘범위의 경제’도 상당부분 발휘되리라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가올 고령화 및 인구 감소 시대에 대응하여 자생적 대도시권을 성공적으로 형성하기 위해서는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첫째는 대내외적으로 개방된 글로벌 도시를 지향해야 한다. 다행히 창마진은 세계적인 무역항과 인접된 입지로서 공항과 고속전철 등 국제교류 기반을 더 확충한다면 수도권에 필적하는 성장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을 분담하는 대도시권 단위의 하나로 당당히 편입돼야 한다는 뜻이다.
도시경쟁력의 원천은 한마디로 도시의 매력이다. 고품격 도시는 거시적인 경관관리부터 미시적인 간판규제에 이르기까지 엄격한 통제가 불가피하다. 외국인도 기업 하고 생활하는 데 불편이 없는 수준까지 ‘삶의 질’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는 선진화된 행정업무를 비롯한 언어 문화 교육 의료 관광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이뤄져야 한다. 명품도시가 되려면 지구촌에 각인시킬 수 있는 고유한 개성과 이미지로 승부할 필요가 있다. 도시를 대표하는 브랜드 상품이나 상징 건축물, 무형적 이벤트를 개발해야 한다.
둘째는 창마진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보여줄 광역도시 기본계획의 수립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도시화율은 90%를 넘어서서 선진국처럼 도농 구분이 희미해졌다. 통합시가 속한 5대 광역경제권의 하나인 동남권의 경제 규모는 대략 싱가포르와 대등하고 인구 규모는 스위스와 비슷하다. 이른 시일 내에 부산-울산권과 공동으로 광역계획기구를 설치하여 미래비전을 공유하고 서로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한 광역교통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물론 특례법에 따라 중앙정부에서 받는 행정적 재정적 지원과 자칫 ‘외할머니 없는 외갓집’이 될까 걱정할 도(道)를 설득하는 일도 중요하다. 나아가서는 한려수도를 주축으로 하는 남해안 선벨트의 초광역적 협조 전략과 가까운 일본 규슈권과의 초국경적인 협력 발전구상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이해 당사자 타협-양보하길
셋째는 통합에서 비롯될 갈등의 원만한 해소이다. 벌써부터 매스컴에서는 통합시의 명칭, 시청사의 위치, 시장선거와 공무원의 향배 문제를 우려한다. 갈등 관리를 위한 정교한 제도적 장치와 합의 형성 기술이 필요한 까닭이다. 다수결이 최선이 아니듯이 주민투표도 만능이 아니다. 소수 의견의 배제와 주민 분열의 후유증을 낳기도 한다.
이해당사자 모두에게 자유로운 의사 표명과 더불어 공평한 토론 기회를 주어 ‘타협과 양보’를 이뤄내야 한다. 마치 선거구가 행정구역을 앞선 것처럼 본말이 전도되거나 정치적 이해와 맞물린 소지역주의가 발동돼서는 안 된다. 전국 227개 기초자치단체가 부러운 눈길로 예의주시할 게 틀림없다. 이번에 통합시민 여러분의 자치역량을 보여줄 참으로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