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포커스/로저 코언]하메네이, 신의 이름으로 타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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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일 03시 00분


이 지경까지 왔다. 이란은 이슬람 시아파 성일(聖日)인 ‘아슈라’ 기간에 아들과 딸들을 순교자 대열에 포함시켰다. 예언자로 여겨지는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최고지도자가 내세웠던 혁명 사상은 현재 돈과 권력의 이름으로 이란 국민들을 몽둥이로 패는 군사집단의 생각을 대변하는 것으로 변해가고 있다. 잘못된 신정국가를 간파한 시민사회와 정면으로 부딪치고 있는 것이다.

신정국가의 공로도 인정할 것은 있다. 억압받는 여성을 포함해 많은 국민에게 고등교육의 혜택을 누리게 했고, 권위주의적인 문화가 지배적인 중동에서 때때로 자유화와 대의제 통치를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개혁파 성직자 호세인 알리 몬타제리의 죽음은 수십 년 전 혁명의 긴장감을 직감하게 하고 있다. 한때 호메이니 후계자로 지명되기도 했던 그는 유혈 탄압을 비판했고 이어 최고지도자까지 비난했다. 몬타제리는 1979년 이슬람 혁명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국가기관 위에 신의 뜻을 전하는 메신저로서 최고지도자를 세우는 체제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그는 나중에 그런 체제 설립에 기여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사과했다.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강탈한 6·12 대통령선거 이후 그의 분노는 정점에 이르렀다. 몬타제리는 이렇게 선언했다. “믿을 수 없는 선거결과가 나왔다. 신뢰할 수 있는 증거와 증인들을 볼 때 선거결과는 광범위하게 왜곡됐다.” 이어 그는 약자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규탄했다.

나는 ‘신의 뜻’이라는 터무니없는 거짓말 아래 진행되는 폭력사태를 목격했다. 이슬람 질서의 다원주의적 발전을 거부한 이란 지도부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수도 테헤란에서 ‘하메네이에게 죽음을’이라는 금기를 깨는 구호가 들려온다는 것은 현재가 분수령임을 말해준다.

지금은 최고지도자가 종교적 신앙과 이란 국민들이 100여 년 동안 갈구해온 대의제 사이의 타협을 생각해야 할 때다. 이란은 눈을 돌려 시아파 최고성직자 알리 알 시스타니가 도덕적 권위를 역설한 이라크의 나자프와 카발라를 바라봐야 한다. 타협을 통해 이슬람 통치제도가 재고될 수 있다면 이란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지 못한다면 현재의 불안이 약해지지 않을 것이다.

천국으로부터 내려온 총사령관은 이란 국민들이 원하는 모습이 아니다. 윤리와 종교에 뿌리를 둔 도덕적 지도와 나라의 독립을 위한 보증인이 필요하다. 혁명가들의 아들과 딸들은 유혈사태가 재발되길 바라지 않는다. 그들은 평화적인 변화를 바란다. 하메네이는 몬타제리의 지혜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게 할 때 독립을 유지하고 혁명의 자랑스러운 결과물을 지킬 수 있게 될 것이다.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바라는 이란 국민의 뜻도 더 잘 반영하게 될 것이다.

지나간 시대의 진부한 구호를 버려야 할 때다. 그런 점에서 중국이 1972년에 살아남기 위해 상황에 적응한 사례를 뒤따라야 한다.

미국, 특히 의회는 이란에 대한 정형화된 사고를 한쪽으로 치워야 한다. 시아파 국가인 이란은 미국의 적이 아니다. 예멘과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등에 있는 알카에다가 미국의 적이다. 이란에 대한 새로운 제재는 하메네이에게 구명 밧줄을 던져주는 것이며 혁명수비대를 강화시킬 뿐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손 내밀기는 이란에 대한 현명한 접근법이다.

추가적인 중요한 양보는 최고지도자가 해야 한다. 하메네이는 이란 국민들이 누릴 자격이 있는 대의제와 사회를 거부하고 있다.

로저 코언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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