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
‘팝 아트의 황제’인 워홀. 항상 팝 문화에 빠져 살았을 것 같은 이미지와 달리 마사 그레이엄 등이 주도한 현대무용을 좋아했고 클래식음악의 애호가이기도 했다. 대중과 순수의 경계를 나누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문화를 즐기고 사랑한 것이다.
어린 시절 워홀은 가족과 함께 예배 보던 비잔틴 가톨릭교회에서 종교음악을 들으며 성장한다. 교회를 통해 고전음악과 자연스레 친숙해진다. 카네기공대 재학 시절엔 아웃라인갤러리 주최로 열린 연주회와 음악감상회에 참가하는 등 클래식음악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는다.
고향을 떠나 뉴욕에 온 뒤에는 오페라에 심취한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시즌 티켓을 구입해 공연장을 찾았고 오페라단 소식지의 표지화를 그려주기도 했다.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를 좋아했으며 바그너 푸치니 베르디의 오페라 음반을 수집했다.
베토벤 초상은 현대 사회가 상업적으로 남용하는 작곡가의 이미지를 드러내고자 워홀이 실크 스크린 기법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베토벤이 자필로 남긴 ‘월광 소나타’ 악보를 각기 다른 색상으로 표현한 얼굴에 결합시켰다. 대중 스타가 아닌 위대한 작곡가의 얼굴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점에서 신선하다.
그가 실크스크린 기법을 즐겨 사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내 작품세계에서 손으로 그리는 것은 너무 오래 걸리며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것은 아니다. 기계적인 수단이 오늘날의 것이다. 실크스크린은 손으로 그리는 것만큼이나 정직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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