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조수진]싸우는 게 일이던 교과위원들 손잡고 외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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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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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과 한파로 세상은 꽁꽁 얼어붙었지만 해빙기를 맞은 곳이 있다. 바로 국회다. 1월 1일 새벽까지 새해 예산안,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등의 처리 문제로 격렬하게 대치했던 여야 의원들은 상임위원회별로 해외 공동 출장 계획을 짜느라 분주하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상임위는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다.

한나라당 박보환, 민주당 안민석 의원 등 교과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19∼22일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다. 교과위 관계자는 “2004년 법인화된 도쿄(東京)대 등을 방문해 교과위의 현안 중 하나인 서울대 법인화 타당성 등을 검토해볼 계획”이라며 “지난해부터 기획해 온 출장”이라고 했다. 도쿄대 사례를 통해 2011년 3월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서울대 법인화 타당성을 짚어볼 것이란 얘기다.

교과위 예산심사소위 위원장이자 민주당 교과위 간사인 안 의원은 지난해 12월 17일 예산심사소위에서는 서울대 법인화를 위한 교육기반조성 사업 예산 269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당시 안 의원은 “서울대 법인화 문제는 서울대 캠퍼스의 세종시 이전과 맞바꾼 의혹이 있는 만큼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을 본 뒤 판단할 문제”라고 주장했고 교과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일방적인 예산 삭감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결국 서울대 법인화 예산은 한나라당의 강행 처리를 통해 정부 원안대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민주당 소속 이종걸 교과위원장은 이번 주 중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그는 미국에서 개인 일정을 마친 뒤 6∼16일 에콰도르와 우루과이를 방문하는 한-우루과이친선협회 소속 여야 의원들과 합류해 남미의 한국인 학교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한다. ‘취업 후 학자금상환제(ICL)’ 도입을 위한 법안 상정을 끝내 거부해 취업 후 학자금상환제의 올 1학기 도입을 사실상 무산시키고, 중재안도 마련한 적 없는 이 위원장이 개인적인 외유를 새해 첫 일정으로 선택한 것이다.

해외 출장은 의원외교나 상임위 시찰 등 의정활동의 일부다. 하지만 국회 교과위는 지난해 9월 1일 정기국회 시작 이후 12월 11일까지 법안심사소위를 한 번도 열지 못한 ‘불량 상임위’다. 지난달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고 곧이어 한나라당 교과위원 전원은 상임위원직 사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지난해 내내 사사건건 충돌하며 태업으로 일관했던 교과위원들이 새해를 맞아 나란히 손에 손을 잡고 외유부터 떠나는 모습을 국민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조수진 정치부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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