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1997년 이후 중국 정부가 임명한 첫 행정수반인 둥젠화(董建華) 씨는 중국의 근대 경제사를 3문장으로 표현한 요약문을 나에게 보내왔다.
“중국은 산업혁명기에 잠자고 있었다. 중국은 정보기술 혁명 동안 발전했다. 또 녹색혁명에 적극 참여하려고 한다.”
역사학자들은 21세기의 첫 번째 10년의 마지막을 살펴보면서 이 시기에 발생한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경기불황이 아니라 중국의 약진을 꼽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중국 지도부는 에너지 기술혁명은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기회라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이와는 반대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을 손보려 하고 있다. 이는 잘못된 일이다.
인텔의 공동창업자인 앤드루 그로브 씨는 기업들이 ‘전략적 변곡점’을 맞이했다는 표현을 즐겨 사용한다. 전략적 변곡점은 기업의 근본이 변화하고, 경기하강 국면에서 자금을 투자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지점이다. 더 유망한 궤도를 만들어가든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시들어가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는 국가에도 적용된다.
미국은 이러한 전략적 변곡점을 맞고 있다. 우리는 탄소배출권에 가격을 매기는 한편 에너지기술 혁명에서 미국이 중국의 주요 경쟁자이자 협력자가 될 수 있도록 규제력을 갖춘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길을 가거나 중국에 관련 산업과 양질의 일자리, 에너지 안보를 넘겨줘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건강보험 개혁에 매달린 나머지 의회가 이미 통과시킨 에너지 관련 법안 처리를 미룰 것인가, 아니면 임기 중반이 되기 전에 기회를 잡아 청정에너지 혁신과 에너지 안보를 위한 진정한 미국의 성장엔진을 마련할 것인가.
캘리포니아 주에서 태양열 관련 벤처기업 ‘e솔라’를 운영하는 빌 그로스 씨로부터 e메일을 받았다. “태양열과 관련한 역대 최대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 우리의 기술을 활용해 중국 내에 2GW(기가와트)급 공장을 짓는 50억 달러짜리 투자다. 중국은 미국보다 훨씬 적극적이다. 미국 뉴멕시코 주에 92GW급 시설을 설치하는 제안을 미국 에너지부에 냈는데 에너지부가 1단계 검토를 하는 기간보다 짧은 시간에 중국은 계획을 승인했다.”
그렇다. 기후변화는 중국에도 근심거리다. 중국 지도부는 또 시골에서 도시로의 인구 이동이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자국 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도 알고 있다. 이는 에너지 수요의 빠른 증가를 가져오는데, 중국은 청정에너지와 자국 내에서 확보할 수 있는 에너지원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중국은 핵 발전 분야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0년까지 50개의 새로운 핵 원자로를 건설할 예정이다.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이 시기에 15개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청정발전 기술을 더욱 싸게 확보하게 될 것이다. 중국 전문가들조차 중국과 미국이 협력한다면 더 빠르게 더 효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은 중국이 취약한 것으로 평가받는 에너지 연구, 혁신, 벤처 투자, 새로운 청정기술 상용화 등에 특화하고 중국은 대량생산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것이 전략적 변곡점이다. 미국이 에너지안보와 경제력, 환경의 질 등을 걱정하고 있다면 우리는 청정발전 혁신을 독려하고 이를 보상해주는 장기적인 탄소배출권 가격제도를 갖춰야 한다. 활력이 넘치는 중국이 잠에서 완전히 깨어나는 동안 미국만 잠들어 있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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