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포커스/곽창호]韓-인도 상생의 길은 제조업 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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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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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계기로 한-인도 관계가 장기적 협력동반자관계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금년 1월 1일부터 발효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에 이어진 정상회담이 가져온 성과라 할 수 있는데 인도의 위상을 고려할 때 매우 값진 것이다.

12억 인구의 인도는 구매력으로 평가할 때 세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5%를 점유하는 대국이다. 또한 지난 5년간 연평균 경제성장이 8.5%이고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를 매우 빨리 극복하는 나라 중 하나로서 현재보다 미래 가능성이 더 큰 나라이다. 지금 중국과 미국을 지칭하여 G2라고 하는데 20년 후에는 인도를 포함한 G3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들릴 것이다.

정치 외교적으로도 미국과 중국의 패권 추구에서 인도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인도는 패권 국가를 목표로 한 적이 없고 지금도 그럴 엄두를 내지 못하며 여력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인도가 누구 편에 서느냐에 따라 무게중심이 달라질 만한 중량감은 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중국은 열심히 구애의 손짓을 보낸다. 인도는 이런 상황을 즐기면서 양측과 모두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러시아 및 동남아 국가와 군사적 관계를 맺어 발언권을 강화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CEPA도 전략적 동반자 관계도 모두 시작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노력하느냐에 따라 실질적인 관계는 아주 다르게 펼쳐질 수 있으므로 상생할 분야를 찾아 협력을 구체화해야 한다.

인도는 제조업이 부진하여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고용 창출이 별로 없어 분배문제가 큰 이슈로 되어 있다. 또 매년 1000만 명이 노동시장에 유입되므로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대량생산하며 대규모 고용을 창출하는 데는 한국과 일본 기업이 독보적이다. 인도가 한국과 일본에 관심을 쏟는 이유다. 반면에 한국과 일본에는 인도가 자체 시장만으로도 큰 대륙인 데다 남아시아 주변국은 물론 중동 아프리카까지 진출할 교두보로서 역할을 하므로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이런 이유로 해서 우리 제조기업의 인도 진출은 양국이 상생할 좋은 협력의 장이 된다.

지금 한-인도 협정이 먼저 타결되어 일본에 비해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지만 일-인도 간의 협상도 진행되고 있으므로 협상 결과에 따라 선점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 사실 최근 몇년간 일본의 인도 투자가 다시 급격히 늘어난 반면 한국의 대 인도 투자는 활발하지 않아 일본기업의 인도시장 잠식 우려가 없지 않았다.

우리 제조업체 특히 중소기업이 진출할 때 어려운 점은 공장 지을 용지를 매입하고 인허가를 받는 데 시간과 돈이 많이 든다는 사실이다. 한국에서 할 때보다 2배 이상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때문에 이미 개발된 공단에 입주하는 것이 좋은데 이에 관한 정보가 없으므로 체계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협력 체제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양국 정부 공무원을 교차 파견하여 서로를 이해하고 자국 기업이 투자진출 할 때 책임지고 한곳에서 해결해주는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상회담에서 발의된 원자력협정과 방위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구체화하고 새로운 국제사회 운영체제로 부상한 주요 20개국(G20)회의에서 공조체제를 유지하면서 리더십을 강화하는 일이 중요하다. 한-인도 관계 강화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이 첨예하게 부딪치는 동북아 지역에서 우리 운신의 폭을 넓혀줄 것이다. 이제 빗장을 열었다. 인도라는 거대한 코끼리 등에 올라타고 미래를 함께 여행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이다.

곽창호 포스코경영연구소 글로벌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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