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김정안]“한국서 자녀 교육?” 원어민 교사들, 이구동성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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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0일 03시 00분


“SAT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일어난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부정행위에 대해 국내 교육계에 종사하는 원어민들은 왜곡된 한국 교육의 상처가 이 사건으로 터진 것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사건보다 심각한 것은 한국의 교육관이라는 것.

저스틴 레즈닉 팔로알토 유학원장은 “교육을 담당한 이들이 그 본분을 다하지 못했고,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교육 풍토에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심지어 “많은 미국 대학이 한국 학생들에 대해 낮은 기대 수치를 갖고 있다. 한국 학생들은 부정행위를 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과목 시험 때마다 ‘부정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아너 코드(honor code)’에 서명하는 미국 학생들과 달리 한국 학생들이 이 같은 ‘기본’을 배우지 못했다고 간주한다는 얘기였다.

서울의 한 명문 외국어고 유학반을 지도해온 원어민 교사는 만점에 가까운 SAT 성적 올리기 경쟁은 결국 한국 학생들끼리의 ‘제 살 깎기’ 경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버드대가 한국 학생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50% 입학 허가를 줄 수는 없는 것 아니냐. 미국 대학의 상당수는 외국인 입학생들만을 위한 별도 정원을 10% 내외로 두고 있다.”

미국의 경기 침체로 미 대학 입학은 물론 각종 장학금 혜택의 문이 좁아지고, 그럴수록 한국 학생에 대한 평가는 더 냉정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대선후보 때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의 높은 교육열과 교육 수준을 칭찬해왔다. 대선후보 때인 2008년 9월 오하이오 주 유세 중에는 “미국에서 자동차를 계속 생산하고 싶다면 중국과 한국, 일본의 공학박사들이 늘어나고 우리의 인재들은 줄어드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내 교육업계에 종사하는 원어민들의 생각은 달랐다. 이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자식을 한국에서 교육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한국 교육에 몸담고 있는 이들이지만, 대답은 유보적이었다. 아니, 속내를 들여다보면 부정적이었다.

“경쟁이 좀 덜한 곳을 찾아볼 것이다.”(루빈 주도프·원어민 교사 알선 컨설팅사 ‘어드벤처 티칭’ 사장)

“현재로서는 답을 유보하겠다.”(레즈닉 원장)

“정말 어려운 질문이다….”(명문 외고 유학반 교사)

이들 중 한 사람이라도 한국에서 자식을 교육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한 제2, 제3의 SAT 사건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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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안 영상뉴스팀 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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