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국 광둥(廣東) 성 둥관(東莞)에 위치한 에디 룽 씨의 공장에서 그와 점심을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훌륭한 사업가이고 매력적인 인물이다. 그는 1년에 약 150만 개의 시계를 만든다. 라코스테를 비롯해 주시 쿠튀르, 토미 힐피거, 제니퍼 로페즈 등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의 시계가 ‘세계의 공장’인 광둥 성의 룽 씨 공장에서 생산된다. 그는 평균 소비자 판매가격의 8%를 수익으로 거둔다.
그의 회사인 ‘데일리윈 시계’는 1978년부터 이런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이 공장에서 나오는 제품의 질은 괜찮은 편이다. 공장 총지배인은 “스위스제의 85∼9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남부에 오래 거주한 한 미국인은 “중국제만큼 품질이 좋으면서 저렴한 물건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영향력을 가늠해보자. 데일리윈의 직원 400여 명은 한 달에 평균 150∼200달러를 번다. 이들은 공장에 딸린 기숙사에서 방 하나에 6명이 생활하면서 수입의 대부분을 고향 집으로 부친다. 공장 시설은 훌륭하다. 하지만 룽 씨는 걱정이 많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18개월이 지나는 동안 둥관에서만 2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데일리윈도 수백 명을 감원했다. 수많은 공장이 문을 닫았다.
룽 씨는 지난해 매출이 2008년보다 2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10년간 성장을 이어갔던 데일리윈에는 충격적인 수치다. 가장 큰 걱정은 서양인들이 소비를 자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이제 그들은 꼭 필요하고 질 좋은 물건을 사려 하거나 아예 아무것도 사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는 룽 씨에게 ‘오바마 대통령이 위안화 절상을 요구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피식 웃었다. 룽 씨는 중국에 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복형제의 친구이고, 오바마 대통령이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인데도 말이다. 그는 “위안화 가치가 3%만 높아져도 나는 큰 타격을 받는다. 모든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세계경제를 위해 달러화 가치를 조정하라’고 요구하면 오바마 대통령이 그렇게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위안화 가치가 낮은 것은 중국의 경제성장, 일자리 창출, 수출에 도움이 된다. 이는 중국에서 공산당이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다. 중국은 경제위기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지만 아무런 타격도 입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일자리가 줄었고 고통스러운 조정 과정을 거쳤다. 그는 “미국의 높은 실업률에 대한 미 의회의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 중국이 자국의 경제성장에 위험이 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룽 씨는 계속해서 시계를 팔 것이다. 미국인에게 팔 휴지와 알루미늄 포일, 일회용 면도기 등을 실은 배들은 주장(珠江) 강 삼각주를 통과해 계속 미국으로 향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중국은 큰 정치적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내수가 늘더라도 중국의 성장을 이끄는 것은 여전히 수출이기 때문이다. 달러당 6.83위안이라는 저평가된 위안화 환율을 기반으로 중국에서 만든 세계적 브랜드의 제품은 전 세계 시장에서 많은 이익을 남기며 팔린다. 미국이 아무리 요구하더라도 중국에는 낮은 환율이 꼭 필요하다. 이것이 룽 씨가 사업을 계속할 수 있는 기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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