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스치앙 살가두 ‘아프리카’전]두배의 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12일 03시 00분


―1985년 말리 두엔차 캠프
―1985년 말리 두엔차 캠프
그녀의 가슴은 금방이라도 바스러질 것 같다. 젖이 나오기는 할까. 그녀가 조금이라도 음식을 먹기는 한 것일까. 설사 몇 방울의 젖으로 아이들의 입을 적신다 하여도 아이들이 생(生)을 이어갈 만큼 충분한 영양분이 들어있기는 한 것일까.

쌍둥이는 초라한 젖꼭지를 필사적으로 빨고 또 빤다. 살아남는다 하여도 하루하루 생을 이어갈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가뭄으로 먹을거리를 지어낼 땅도, 물을 공급할 호수도 찾기 힘들어졌다. 남자들은 떠났고, 여자와 노인과 아이들이 난민이 되어 물과 음식을 찾아 헤맨다. 구호가 이들의 유일한 생명원이다. 아이들은 엄마를 놓칠세라 붙든 앙상한 손에서 생을 향한 본능을 분출한다. 이런 열망이 아이들을 안고 있는 엄마에겐 희망일까, 절망일까.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