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에 간다고? 거기 위험하지 않을까?” 6월 남아공에서 열리는 2010년 월드컵에 응원단으로 참석하려는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월드컵이 석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월드컵 특수(特需)를 기대하는 회사들이 저마다 응원단을 데려간다고 하는데, 위급 상황에 대한 대비는 충분히 하고 있는지 기자는 걱정이 앞섰다.
남아공은 상대적으로 위험한 지역의 하나로 꼽히는 나라다. 글로벌 의료·안전지원 서비스 컨설팅 회사인 인터내셔널SOS에 따르면 남아공의 범죄율은 세계적으로 높은 축에 속한다. 강도나 건물 침입, 차량 탈취 우려가 높다고 한다.
한국팀은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와 예선전 경기를 치른다. 인터내셔널SOS는 경기가 열리는 포트엘리자베스, 요하네스버그, 더반의 위험도를 3등급으로 분류한다. 서울이 ‘위험도 1등급’으로 가장 안전한 도시이고, 아프가니스탄 등이 4등급인 점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위험한 지역인지 알 수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하나은행, 한국코카콜라 등은 남아공의 한국전 개최도시에서 길거리 및 경기장 응원을 계획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후원사인 현대차는 남아공 주요 도시에서 국내 축구팬들과 함께 동시다발적인 거리 응원전을 펼칠 예정이다. 기아차는 어린이 64명을 각국에서 선발해 남아공까지 동행한다. 하나은행은 100여 명, 한국코카콜라는 50여 명의 소비자들과 동행할 예정이다.
기업이 월드컵이라는 세계적인 축제를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의중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기왕 현지 응원계획을 세웠다면 돌발 상황이나 위급 상황에 대한 계획도 정밀하게 세웠으면 한다. 일부 업체에서 “짧은 기간 단체로 움직이고, 개인행동도 통제하는데 별일 있겠느냐”는 식의 반응이 나올 땐 정말 걱정이 앞선다. 하나은행 정도만 보안 요원을 고용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을 뿐이다.
반면 소니, 비자 등 해외 FIFA 후원사들은 응급 의료 컨설팅 및 의사 대기 서비스를 준비했고, 유럽의 한 공영방송사는 보디가드 서비스도 준비한다고 한다.
한 기업 관계자는 현지 실사단의 말을 빌려 “안전에 전혀 이상이 없다”고 했지만 컨설팅업계에 따르면 “이동 중 차가 중간에 서면 위험하고, 경찰도 부패해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리스크 전문가들은 “위험한 지역에서 열리는 국제 행사 참가 경험이 없다 보니 안전 문제에 다소 소홀한 것 같다”고 우려한다. 사람의 안전에 대한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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