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이지평]청년들의 ‘미래 비관’ 일본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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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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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학생의 65%가 일본의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갖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일본 언론에 보도됐다. 일본 젊은이가 왜 꿈을 가질 수 없게 됐을까. 조사 결과 일본 젊은이들은 계속되는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일본의 막대한 재정적자 문제의 해결이 지연되면서 결국 자기들에게 부담이 넘어오고 연금 등의 사회보장 시스템도 후퇴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고용 불안-재정 악화 닮은꼴

이와 같은 절망은 우리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정규직의 신규채용이 부진을 보이는 등 고용 조정 부담이 젊은이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일본보다 낮은 출산율로 인구 구조의 급격한 고령화를 피할 수 없으며 이에 따른 성장세의 둔화, 연금을 비롯한 재정문제의 악화도 중장기적으로는 우려되는 부분이다.

물론 한국 젊은이는 일본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활력이 있고 일본의 젊은층과 같은 절망에 젖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일본 젊은층이 큰 야망을 포기하고 소박하고 편안한 삶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한 데 반해 한국 젊은층은 아직 상승 지향이 강하고 도전정신을 유지하고 있다. 젊은이가 미래를 기대하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일은 우리 경제의 활력소로 작용한다. 젊은이가 꿈을 가져야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경제와 사회도 발전한다고 할 수 있다. 일본과 같이 젊은이의 꿈이 없어진다는 것은 발전 원동력이 상실됨을 의미한다.

한일 젊은이의 의식 차이는 국민성에 기초한 절대적인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저출산의 악순환이 우려되고 젊은층의 고용 환경이 계속 불안한 지금, 젊은이들이 계속 도전정신을 유지하리라고 낙관할 수 없다. 따라서 젊은이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우선 젊은이가 희망을 갖고 자립할 수 있도록 청년실업 문제를 개선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젊은이가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스킬을 갖추도록 대학 등의 교육을 고도화하고 산학연계 프로그램을 통한 맞춤형 교육의 활성화를 추진해야 한다.

둘째, 젊은층이 의욕을 갖고 적극적으로 취업하려는 분야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고도화할 수 있으므로 산업의 부가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지식집약형 산업을 지향하는 일이 중요하다. 과거와 같은 고도 성장기에는 단순 노동이라도 의욕을 갖고 일했지만 현재의 젊은이는 좀 더 창의적인 일에 열중한다고 할 수 있다. 산업의 지식집약화는 저출산의 악순환을 극복하기 위한 1인당 생산성의 확대를 위해서도 중요한 과제이다.

‘젊은 꿈’ 소멸은 발전동력 잃는 것


셋째, 세대 간에 부담과 혜택의 불평등이 없는, 지속 가능한 사회보장 시스템의 강화가 중요하다. 일본같이 인구 고령화에 따라서 발생하는 연금 등의 재정 부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자녀 세대에 계속 부담을 미룰 경우 공정성을 상실하고 불만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사회보장에서도 일본처럼 노인의 복지지출에만 치중할 경우 저출산을 피할 수 없다. 젊은층을 위해서도 직업 훈련이나 자녀 양육 지원을 통해 복지지출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지식경제부는 박사급 인력을 공공연구기관에서 고용하여 일부 임금을 보장하면서 중소기업에 파견함으로써 젊은이의 일자리 문제와 중소기업의 고급인력난을 동시에 해결하는 정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젊은층의 최저 소득과 직업에 대한 자긍심을 보장하면서 산업경쟁력의 제고에도 주력하는 생산적인 복지 시스템의 확충도 중요한 과제가 된다.

이지평 LG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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