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태용]청소년기 절약습관이 지구를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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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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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좋아하는 만화에 청소년 주인공이 지구 안팎의 악당을 물리치고 지구를 지키는 소재가 많다. 현실적으로는 청소년이 막강한 악당에 맞서 지구를 지키는 주역이 되기는 어렵다. 그러나 악당이 누구냐에 따라서는 청소년도 멋진 지구 지킴이가 될 수 있다.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이 지금 상대해야 할 악당은 온실가스 증가다.

해수면 상승, 사막의 확대는 물론 지난겨울의 무서운 폭설 등 기후변화의 원인인 온실가스는 국내의 경우 84%가 에너지 소비에서 발생한다. 거꾸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에너지 소비 감축이 가장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의무감축국은 아니지만 선제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목표를 지난해 세웠다. 2020년 기준으로 30%를 줄일 계획이다. 쉽지 않지만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목표다.

문명사회에서 에너지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텔레비전도 인터넷도 휴대전화도 에너지가 있어야 사용할 수 있고 제품 생산부터 아파트 승강기 가동까지 에너지를 안 쓰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지나친 목표라며 걱정을 한다.

다른 한편에선 온실가스 감축은 피하기보다는 능동적으로 맞서야 하며 오히려 우리 사회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우리나라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 발전의 새로운 전략과 비전으로 제시하여 정치적 리더십에 대하여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수출과 투자, 기술 발전 등 시장의 반응도 적극적이고 변화도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주요 기업은 에너지의 효율적인 사용과 온실가스 감축이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므로 전사적으로 에너지 소비를 절감하고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나가기 위한 에너지 경영을 핵심 경영전략으로 삼고 있다.

반면 생활 속 에너지 절약의 실천율은 낮다. TV, 컴퓨터 조명은 사용하지 않을 때도 항상 켜져 있다. 가정에서만 플러그를 뽑지 않아 버려지는 대기전력이 가정 전력 사용량의 11%로 연간 약 65억 kWh에 이른다. 전기요금으로는 7500억 원 규모이다. 가까운 거리도 차를 타고 다니고, 겨울에는 더워서 속옷 차림으로 지내고, 여름에는 지나친 냉방으로 감기에 걸리는 상황은 주변에서 아주 쉽게 볼 수 있다.

가정 상업 부문 등 비산업 분야에서도 에너지 절약 실천을 더욱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에너지 절약을 시작으로 녹색생활 실천은 어려서부터 느끼고 습관을 형성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기교육도 주입식보다는 청소년이 자발적으로 실천하고 체험할 수 있는 내용이 좋다.

올해부터 어린이와 청소년이 참여하는 전국적인 에너지 절약 실천 동아리 ‘SESE나라’가 출범한다. SESE란 ‘Save Energy Save Earth(에너지 절약으로 지구를 지키자)’라는 뜻이다. 정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은 이 동아리가 활성화되고 지속되도록 국가공인 수련활동 인증을 부여해 청소년의 경력에도 도움이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SESE나라를 통해 청소년은 학교와 가정에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고 에너지 절약 현장과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체험할 것이다. 봉사활동과 창작활동을 통해 공동체 의식과 창의성도 기를 수 있다.

미래의 지구는 청소년이 주인이다. 청소년의 에너지 절약 실천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체험과 이용, 에너지 관련 봉사활동은 지구촌 미래의 성장판이자 지구를 구하는 가장 고귀한 실천이다.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도 청소년을 격려하고 물심양면으로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자.

이태용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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