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천안함 실종자 구조에 끝까지 최선 다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30일 03시 00분


침몰한 천안함의 함수(艦首)와 함미(艦尾) 위치가 확인돼 어제 잠수요원 수십 명이 실종자 구조작업을 시작했다. 46명의 실종 사병 대부분이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함미는 40m 깊이 바닷속에서 발견됐다. 바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계(視界)가 나쁘고 조류가 강한 곳에서 손으로 선체를 더듬으며 이뤄지는 수색작업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해군 해난구조대(SSU)를 비롯한 잠수요원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물속에 가라앉은 함정 속에서 사병들이 생존할 수 있는 추정한계인 69시간은 어제 오후 6시 30분이 넘어가면서 지나가 버렸다. 잠수요원들이 망치로 함미와 함수를 두드렸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던 것도 불길한 징후다. 그렇더라도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된다. 사병들이 살아서 돌아오는 기적을 포기할 수는 없다.

천안함 실종자들은 한창 때의 젊은이들이다. 실종자 46명 가운데 31명이 20대이고, 19세도 4명이나 포함됐다. 모두 집안의 귀한 아들들이고, 듬직하고 자랑스러운 남편이자 아버지들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집안의 기둥과 장래를 잃을까 애간장이 타들어간다. 국민도 천안함이 침몰한 26일 밤부터 한마음으로 실종자들이 구조되기를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 군으로선 반드시 구해내야 할 책임이 있다.

군이 좀 더 일찍 함미를 발견해 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군은 사고 현장에서 불과 18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함미를 찾아내는 데 이틀이나 걸렸다. 그나마 민간 어선이 먼저 찾아내 군에 알려줬다. 그제 밤 음파탐지기로 함미를 확인하고도 본격적인 구조작업은 어제 오전에야 시작됐다. 그 사이 아까운 시간이 흘러갔다. 군의 위기 대응이 적절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천안함의 침몰 원인과 생존자 구조를 위한 조치 등에 대해서도 갖가지 의문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군의 자체 발표 내용이 오락가락했고, 다른 증언들과도 차이가 있었다. 사실을 왜곡하거나 은폐하려다가는 나중에 더 큰 화를 부를 뿐이다. 아무리 작은 사실이라도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최선이다. 사고 원인 규명과 관련해서는 한 점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 잘못 발표된 것이 있으면 신뢰 회복을 위해 늦게라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정치권도 위기 수습에 힘을 모아야 한다. 안보와 직결된 군의 대형 참사를 놓고 근거 없는 주장을 하거나 ‘내각 총사퇴’ 운운하면서 정부에 대한 정치 공세의 빌미로 이용하려 해선 안 될 것이다. 누리꾼들이 짧은 지식과 추측으로 터무니없는 음모론이나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것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은 실종자 구조를 위해 모든 국력을 결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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