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이정훈]‘2차 발사 카운트다운’ 나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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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8일 2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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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과 우주개발은 국력이 뒷받침되는 국가만이 할 수 있는 거대과학이다. 미국은 24t 무게의 화물을 싣고 우주정거장까지 갔다 오는 우주왕복선을 반복해 발사하고 있다. 러시아 프랑스 일본 중국은 8∼18t의 화물을 한 번 저궤도에 올리는 우주발사체를 갖고 있다. 우리 나로호는 100kg짜리 위성을 쏘아올리는 우주발사체이다. 비록 시작은 작지만 한국은 우주개발 톱10 진입을 목표로 한다. 우주개발은 에너지 통신 군사 방송 기상 해양조사 천체관측 같은 분야에서 국력을 가를 미래산업이다.

▷나로호는 진짜 발사체 개발을 위한 ‘연습용’이다. 우주발사체의 핵심은 1단 로켓이다. 나로호 발사가 성공해야 1.5t짜리 위성을 올리는 진짜 우주발사체 KSLV-Ⅱ 개발에 나선다. 이달 5일 전남 고흥의 나로우주센터에 1단 로켓을 입고시킨 러시아 측의 보안은 대단했다. 1단 로켓 운용과 관련된 장비는 전부 러시아에서 갖고 왔다. 러시아 기술자들은 관련 자료가 들어 있는 컴퓨터실을 들어가고 나올 때마다 새로 봉인을 했다. 전체 인원의 20%가 보안요원이다. 우리가 우주 기술이 부족해 겪는 설움이다.

▷우주발사는 0.1%가 실패해도 모든 것이 실패한다. 모든 장치가 정해진 시간에 정확히 작동해야만 성공한다. 지난해 발사된 나로호는 중간 단계에서 페어링(위성 보호덮개)이 떨어져나가지 않아 실패했다. 실패에서 배우는 교훈은 값지다. 민경주 나로우주센터장은 “러시아 기술진이 우리를 깔보았지만 지금은 앙가라 우주발사체 프로젝트에 우리도 참여해 달라고 제안할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우주개발 최강국인 미국은 우주개발 예산이 우리의 180배이고 발사대만 20개를 갖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울산 모래벌판에 조선소를 지어 짧은 기간에 세계 1위의 조선 능력을 갖춘 나라가 아닌가. 장마가 시작되기 전인 6월 초 나로호 2차 발사가 이뤄진다. 2차 발사 성공에 이어 진짜 우주발사체를 위한 1단 액체로켓 개발도 성공하기를 바란다. 민경주 센터장은 이름에 ‘별’ 경(庚)과 ‘우주(宇宙)’의 주(宙)자를 쓴다. 우주개발의 운명을 미리 타고난 듯하다. 나로우주센터 사람들은 요즘 건배사를 ‘하늘로’ ‘우주로’라고 한다.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에서

이정훈 논설위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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