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적인 차이는 있지만 몇 년 안에 인류문명은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전기자동차는 석유가 아닌 리튬으로 만든 배터리로 움직인다. 리튬이 석유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부상하게 된다. 리튬전지를 장착한 전기자동차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글로벌 이슈인 녹색성장을 실현하는 데도 안성맞춤이다.
자동차업계는 몇 년 전부터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친환경 차량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리튬은 전기자동차뿐 아니라 노트북컴퓨터, 디지털카메라, 휴대전화 등 기존 제품의 전기원료로도 쓰이므로 리튬 확보를 둘러싼 세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돈과 기술을 무기로 리튬확보 쟁탈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리튬 개발권을 따내기 위해 볼리비아에 포괄적 경제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리튬 매장량이 세계 최대인 볼리비아의 리튬 개발권을 확보하는 대가로 수백억 엔 규모의 차관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볼리비아 서부의 우유니 호수에 묻혀있는 리튬 때문이다. 볼리비아 정부는 올해 우유니 호수를 개발할 기업을 결정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프랑스와 브라질이 치열한 수주 다툼을 벌이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리튬확보 전쟁에 뛰어들었다. 지식경제부를 중심으로 민간기업과 공기업이 하나가 되어 남미에 있는 막대한 양의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별 리튬매장량, 사업현황, 인프라, 기후조건, 정치 상황을 종합적으로 비교하여 국가별 진출 장단점을 비교, 분석한 후 단기 및 중장기 전략을 수립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지난해 4월 볼리비아 국영광업공사(COMIBOL)와 리튬자원개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상득 의원은 특사 신분으로 3차례나 볼리비아를 방문하여 대통령을 면담하고 우유니 리튬사업에 한국의 참여를 적극 요청했다. 광물자원공사 사장도 4차례나 볼리비아를 방문했다. 지난달 26일에는 광물자원공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등 3개 기관이 참여한 탄산리튬제조 기술개발사업단을 출범시키고 8월까지 연구개발 결과를 볼리비아 과학위원회에 제출키로 했다.
리튬 확보와 관련한 단기전략 대상은 칠레이다. 칠레의 아타카마 염호는 연간 4만 t의 탄산리튬을 생산한다. 현재 아타카마의 개발권은 세계 주요 회사가 갖고 있다. 한국의 독자적인 개발이 쉽지 않으므로 이들 회사의 지분을 매입하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필요한 리튬수요를 충족시키려 한다.
중장기 전략대상은 앞서 언급한 볼리비아이다. 세계 최대 매장량을 자랑하지만 마그네슘 함량이 높아 추출비용이 과다해 경제성이 낮고 고산지대에 있어서 쉽게 증발해 효율성이 저조하며 인프라 역시 열악하다. 이런 여건에도 우리는 신뢰성 있는 자원협력 외교와 체계적인 기술개발 및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진출우위를 선점하려 한다. 일본이 막대한 돈과 기술을 제공하는 이유는 한국에 리튬 개발권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강박감일 수 있다. 우리는 볼리비아에 국가 차원의 신뢰와 기술 그리고 윈윈 사업임을 강조한다.
광물자원공사는 2월에 볼리비아 자원개발전문가 11명을 초청해 2주간 기술 연수를 실시했다. 연수교육 프로그램은 연 2회 정도 지속될 것이다. 우리는 지경부를 중심으로 산학연이 공동으로 기술 개발과 산업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볼리비아에 부는 코리아 열풍이 미래의 자원 확보 전쟁에서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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