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만금을 돌아보며 4대강을 내다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7일 03시 00분


역사상 최대 국책사업인 새만금 방조제가 완공돼 오늘 준공식을 갖는다. 세계 최장(最長)인 33.9km의 새만금 방조제는 착공 이후 19년이 걸린 대역사(大役事)의 산물이다. 전북 군산 비응도와 부안 변산반도를 잇는 평균 높이 36m의 방조제 공사에는 연인원 237만 명과 91만 대의 건설장비가 투입됐다. 새만금의 내부 개발 사업은 2020년 끝난다. 전북 도민은 서울 면적의 3분의 2에 달하는 새 땅을 살찌울 청사진 실행의 희망에 부풀어 있다.

새만금은 환경파괴 논란으로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일부 환경단체의 극렬한 반대 때문에 1999년 4월부터 약 2년 동안, 그리고 2003년 7월부터 약 1년 반 동안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반대론자들은 만경강과 동진강 유역의 축산단지 오폐수 때문에 새만금이 ‘제2의 시화호’가 될 것이라고 겁을 주었다. 하지만 축산단지 이전과 수질 개선 사업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새만금 방조제 완공을 보면서 4대강 사업을 생각하게 된다. 4대강 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운하 건설 공약의 대안이지만 대운하와 무관하게 필요성이 인정된다. 반대론자들은 16개의 보가 하천 흐름을 막아 수질 악화와 생태계 파괴를 초래하게 돼 ‘4대강 죽이기 사업’이라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물 부족을 해결하고 홍수를 조절하며 녹색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해당 지역 주민과 자치단체장들은 ‘죽은 강을 살릴 것’이라며 이 사업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 민주당은 당론으로 4대강 사업을 반대하지만 이 당 소속 박광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지사는 영산강 살리기 사업을 지지한다. 낙동강과 영산강 중하류 지역 주민들은 갈수기에 검은 물이 흐르는 강을 이대로 두면 물고기도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라고 걱정한다. 썩은 강을 방치하는 게 환경보전은 아니다. ‘하느님의 생명과 창조질서 보전을 거스르는 사업’이라는 종교계 일각의 비판은 지나치게 감상적으로 느껴진다.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비롯한 과거 국책사업들에 대한 반대 사례를 돌아보면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채 반대가 곧 애국인 양 착각한 사람들도 많았음을 알 수 있다.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공사나 서울외곽순환도로 사패산 터널공사는 환경단체와 일부 종교인의 반대 때문에 공사가 지연되고 비용이 늘어났다. 환경근본주의와 반대지상주의가 결합하면 과학적, 경제적 분석이 어려워진다. 물론 정부는 새만금과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생명과 환경보전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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