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천안함 침몰 진실의 순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7일 17시 00분



천안함 침몰의 진실이 밝혀질 결정적인 순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민군합동조사단은 지난 3월 26일 천안함이 폭발할 때 떨어져 나간 연돌에서 어뢰의 화약성분을 검출한데 이어 천안함 침몰 지점의 바다 밑에서 수거한 알루미늄 조각에서도 같은 화약성분을 찾아냈습니다.

알루미늄 조각들은 어뢰의 폭발력을 높이기 위해 화약성분과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우리 군의 무기에는 사용되지 않는 것입니다. 알루미늄 파편과 화약성분이 천안함 침몰과 관련된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나면 천안함 침몰 원인은 북한 어뢰에 의한 공격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어뢰로 우리 함정을 공격할 수 있는 나라로 북한 이외에 어떤 나라를 상상할 수 있습니까.

이와 함께 대북 정보당국은 북한의 대남공작 총본부인 정찰총국이 천안함 침몰을 주도했음을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들을 확보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국방부는 조사단이 밝혀낸 내용들을 공식 확인하지 않고 최대한 신중을 기하고 있습니다. 최종 발표 후에 제기될 수 있는 각종 의혹에 대비하기 위해서일 겁니다. 우리 국민은 물론 국제사회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것이죠.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천안함 침몰 직후부터 북의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천안함 함수와 함미가 모두 인양된 지금도 좌초와 기뢰 폭발 가능성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심지어 야당까지 북의 개입 가능성을 애써 무시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 고위정책회의에서 "정부가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하고 상황을 끌고 가려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했더군요. 그런 주장이야말로 참으로 유감스러운 주장이 아닐까요.

정부와 군은 천안함 침몰의 진실이 최종적으로 밝혀졌을 때 어떤 대응조치를 취할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는 것은 물론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취할 수 있는 다양한 조치들도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대응조치는 즉각적이고 단호해야 최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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