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상하이 엑스포에 관한 기사를 연일 다루고 있다. 세계 최대, 중국 성장 등 미래 지향적이며 희망적인 단어 일색이다. 상하이 엑스포 조직위원회가 밝힌 통계자료를 보면 예상 관람객은 6900만 명이고 전시관 참가 신청국은 192개국이다. 행사장 면적은 5.28km²로 여수 엑스포의 약 3배이다. 규모뿐만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성공이 예상된다.
주요 선진국은 세계 경제의 주축이 될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기업인은 물론이고 각국 정상까지 자국의 첨단기술을 홍보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2012년 여수 엑스포를 개최할 우리로선 부럽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염려도 앞선다.
그러나 행사 규모가 커야만 성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미리 낙심할 필요는 없다. 일본의 아사히야마 동물원이 좋은 성공사례이다. 일본의 작은 도시에 있는 동물원이기에 전시할 동물 수가 적어 관람객이 줄어들자 폐장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동물원에 대한 직원의 열정과 경영진의 차별화된 전략으로 오늘날 일본에서 최대 관람객 수를 자랑하는 동물원이 되었다. 울타리에 갇힌 동물보다는 자연 속에 있는 듯이 동물을 배려하였고 관람객도 구경의 수준을 넘어 동물의 행태를 직접 체험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상하이보다 접근성과 배후시설이 열악한 여수 엑스포가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차별화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상하이 엑스포의 주제는 도시인 반면 여수 엑스포는 바다이다. 상하이 전시관은 인공구조물이지만 여수에는 바다 자체가 전시관이다. 그야말로 그린 엑스포(Green Expo)로서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구경하는 행사에서 문화를 느끼고 참여하는 행사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밖에도 여수 엑스포가 성공하기 위한 제언을 하면 첫째, 글로벌 이슈인 지구온난화에 대한 책임감을 공감하도록 주제를 부각할 필요가 있다. 최근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공적인 영역에 속했던 사회적 책임이 일반 기업에도 부여되고 있다. 환경보호는 한 국가나 한 세대만의 의무가 아니라 지구공동체의 과제란 인식을 심어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 역할의 중심에 여수 엑스포가 첫 발자국이 되도록 강한 인상을 남길 필요가 있다.
둘째, 지구환경보호와 녹색성장을 위한 수단으로서 국내의 녹색기술을 접목해야 한다. 이미 국제무대에서 한국은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그린카(Green car) 분야에서 선도적인 국가로 인식되고 있다. 유럽 내 친환경 국가 가운데 하나인 네덜란드의 대규모 방문단이 한국을 방문하여 전기차(EV) 분야에서 상호교류를 희망하는 의사를 보인 것은 이를 입증하고 있다. 따라서 여수엑스포를 계기로 첨단녹색기술을 융합한 그린 모빌리티(Green Mobility)가 이루어지도록 그린 카 보급에 더욱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
외견상 상하이와 여수를 비교하면 마치 어른과 아이와 같다. 그러나 아사히야마 동물원처럼 정부는 물론이고 일반 국민의 열정이 전제된다면 여수 엑스포는 그야말로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성공신화를 뛰어넘는 행사가 될 것이다. 여수 엑스포를 통하여 전 세계인에게 지구환경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느끼게 하고 녹색성장을 위한 기술을 보유한 한국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야말로 여수 엑스포의 궁극적인 성과가 아닌가 한다. 여수 엑스포야말로 규모가 아니라 차별화 전략을 통해 성공시켜야 하는 사업의 전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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