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는 11일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천안함을 폭발에 의한 침몰로 보지 않습니다”라면서 “폭발이 있었다는 증거가 단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뢰설 기뢰설 버블제트 등은 억측과 소설”이라고 했다. 노무현 정부 때 장관과 국회의원을 지냈고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서겠다는 정치인의 말이 너무 가볍고 무책임하다.
천안함 침몰 사건을 조사 중인 합동조사단에는 수십 명의 국내 민군(民軍) 전문가들과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에서 온 외국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지난달 25일 내린 잠정 결론은 ‘천안함 침몰 원인은 수중(水中) 비접촉 폭발로 판단되며 좌초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천안함 연돌과 알루미늄 파편들에서 어뢰 같은 무기에 사용되는 화약성분이 검출됐다. 언론보도는 합동조사단의 발표와 군 당국의 설명을 근거로 한 것이다.
유 씨는 ‘폭발이 있었다는 증거가 단 하나도 없다’는 주장의 근거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소설가 이외수 씨의 트위터 글을 인용했다. 유 씨는 평화방송 인터뷰에서 “이외수 선생이 어제 트위터에 올린 글을 보니까 ‘천안함 소설 쓰기 언론들 보니까 졌다. 소설 쓰는 능력에서 기자를 못 따라간다’ 이런 글을 올리셨습니다”라고 말했다. 소설가 이 씨가 천안함 폭발 원인 규명에서 국내외 민군 전문가들보다 더 전문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씨가 트위터에 올린 글에는 언론이나 기자라는 표현도 없다. 전문은 이렇다. ‘천안함 사태를 보면서 한국에는 소설 쓰기에 발군의 기량을 가진 분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지금까지 30년 넘게 소설을 써서 밥 먹고 살았지만 작금의 사태에 대해서는 딱 한 마디밖에 할 수가 없다. 졌다.’ ‘소설 쓰기’의 주체가 누구인지 분명하게 밝히지 않은 것이다. 유 씨가 언론보도를 공격하려면 이 씨의 글을 정확하게 인용했어야 한다.
유 씨의 주장은 ‘한국 정부가 천안함 침몰 사건의 원인을 온 국민과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조작하고 있다’고 떠드는 것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 작전 수행 중 침몰설이나 좌초설을 제기했던 몇몇 민주당 민노당 의원들의 행태도 마찬가지다. 천안함 생존 장병들과 희생 용사 가족들이 지켜보고 국내외 언론이 사건을 시시각각 취재 보도하는 민주국가에서 정부와 군이 황당한 조작으로 국민을 속이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유 씨는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