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앤디 버드]“디즈니의 성장 원동력은 기술 - 상상력 고른 진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3일 03시 00분


앤디 버드 월트디즈니 인터내셔널 회장

서울디지털포럼 개막 기조연설자 2인 인터뷰

“한국은 뉴미디어 기술과 콘텐츠 개발 능력이 뛰어납니다. 글로벌 미디어 그룹이 성장할 조건을 갖춘 나라입니다.” 12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개막한 서울디지털포럼(SBS 주최)에 참석한 2명의 미디어 전문가는 한국이 뉴미디어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앤디 버드 월트디즈니 인터내셔널 회장과 미국 주간지 ‘뉴요커’ 칼럼니스트 켄 올레타 씨는 12일 포럼에서 각각 ‘경계 없는 미디어 세상: 디즈니가 보는 내일‘ ‘미디어생태계 신르네상스를 맞다: 새로운 디지털혁명의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가’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이들은 기조연설을 끝낸 뒤 동아일보와 각각 인터뷰를 갖고 디지털 시대의 생존전략과 한국 미디어 시장의 미래를 진단했다.》
“스토리텔링(Storytelling)!”

월트디즈니가 콘텐츠기업에서 글로벌 미디어그룹으로 성장한 원동력을 묻자 앤디 버드 월트디즈니 인터내셔널 회장(46·사진)은 한 단어로 단호하게 답했다.

버드 회장은 1928년 태어난 미키마우스부터 올해 3월 개봉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이르기까지 “변한 건 기술뿐”이라며 월트디즈니의 자산인 스토리텔링 역량에 자부심을 보였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인터뷰에 응하는 버드 회장에게서 월트디즈니의 자유로운 분위기도 엿보였다. 월트디즈니는 영화 제작사와 ABC, ESPN 방송 등을 소유하고 있으며 세계 11곳에서 대형 테마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월트디즈니에서 해외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월트디즈니는 애니메이션 등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케이블과 지상파에 진출해 글로벌 미디어그룹으로 성장했다. 특히 콘텐츠를 전송할 미디어와 플랫폼을 적극 개발하는 등 뉴미디어 환경에 재빠르게 적응해왔다. 버드 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디즈니 영화를 홍보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보여주고 애플의 아이패드를 활용해 ABC, ESPN 프로그램과 만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전하는 장면을 시연해 보이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어릴 땐 친구들과 길모퉁이에서 놀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온라인게임이나 소셜미디어 사이트 등 가상세계에서 친구들을 만난다”며 디지털시대에 변화가 불가피함을 역설했다. 또 “이젠 제품을 다 만들었다고 해서 일이 끝난 게 아니다. 디지털시대에는 급변하는 환경에 맞춰 모든 것을 꾸준히 진화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버드 회장은 기술 자체보다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즈니는 엄청난 콘텐츠, 지적재산권, 그리고 스토리텔링 역량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뉴미디어 시대에 굉장히 운이 좋은 회사입니다. 특히 우리는 엔지니어의 상상력을 소중히 여깁니다. 엔지니어의 기술력과 상상력이 결합되면 아이패드 같은 새로운 기기에 적합한 콘텐츠가 만들어지거든요.”

지속적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뉴미디어를 발 빠르게 활용하려면 빠르고 과감한 의사결정은 필수다. 이에 대해 버드 회장은 “세상은 계속 바뀌고 있는데 기업이 가만히 있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모든 직원이 변화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정신을 갖도록 적극 지원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인터넷, 모바일, 온라인게임, 인터넷TV(IPTV), 3차원(3D) TV 기술이 세계 최상급(world class)일 뿐 아니라 새로운 기기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이 매우 놀랍습니다. 월트디즈니는 한국의 기술과 콘텐츠 경쟁력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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