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서프라이즈 대표를 추천한 민주당의 수준과 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4일 03시 00분


국방부가 천안함 침몰 원인 규명을 위한 민군(民軍) 합동조사단에 민간 조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신상철 씨를 교체해달라고 국회의장에게 공식 요청했다. 민주당의 추천을 받아 참여한 신 씨는 친노(친노무현) 성향의 인터넷 정치웹진 ‘서프라이즈’ 대표다. 국방부는 “신 씨가 공식 결론에 반하는 내용의 개인 의견을 조사위원 자격을 내세워 일부 언론매체에서 주장함으로써 (조사결과에 대한) 불신 여론을 조성하고 국회와 합조단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신 씨가 전문성이 부족할 뿐 아니라 조사활동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는 것도 교체 요구 이유다.

신 씨는 좌파 성향의 인터넷 및 방송 매체를 통해 황당한 주장을 했다. 그는 12일 ‘민중의 소리’와의 인터뷰에서 “천안함이 좌초됐을 때 그냥 그 자리에 있었으면 아무도 희생되지 않았을 텐데 무슨 이유인지 후진으로 빠져나와 정상 항행구역으로 이동했고, 그 후 충돌로 인한 손상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충돌의 주체로 미국 군함을 거론하면서 미군사령관의 한주호 준위 장례식 참석과 주한 미국대사의 백령도 방문까지 연결시켰다. 도무지 상식과 거리가 먼 주장을 늘어놓는 신 씨에게 객관적 합리적 판단을 기대하기 어렵다.

신 씨는 지난달 20일 합조단에 합류한 뒤 단 하루만 합동토의에 참석했다. 그럼에도 “합조단의 조사가 공정하고 객관적이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10일 CBS라디오와 인터뷰할 때는 “정부가 좌초라는 부분은 일절 언급을 하지 않고 발표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합조단은 이미 4월 25일 “선저에 긁힌 흔적이 없고 소나돔 상태가 양호해 좌초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서프라이즈’에 기고한 글에서 작년 11월 대청해전에 대해 “북-미 간의 은밀한 교감을 통한 정치적 목적 아래 기획된 사건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또 1976년 미군 장교 2명이 숨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에 대해서는 미국의 자작극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은 간곳없고 아예 공상소설을 쓴다. 민주당이 이런 사람인 줄 모르고 추천했다면 무책임한 것이고, 알고도 추천했다면 의도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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