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맨틱 검색이라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름조차 생소했던 개념이 국내 검색포털 시장의 주류가 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웹3.0이 어느새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았음을 실감하곤 한다. 시맨틱 검색이란 지능형 컴퓨터의 시대를 표방하는 웹 3.0의 대표적인 서비스다. 키워드 검색자의 의도를 컴퓨터가 자체적으로 분석해 검색자가 원하는 검색 결과를 내놓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라고 검색하면 자동적으로 국가 연구개발(R&D)정보, 교육과학기술부 등 이용자가 알고 싶어 하는 키워드 관련 내용을 수많은 이용자의 최근 검색 패턴을 기초로 분석해 최적의 검색 결과를 내놓는다.
시맨틱이라는 키워드로 뉴스검색을 해보아도 거의 매일 포털 사업자가 시맨틱 검색을 도입했다는 기사로 넘쳐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2005년 시맨틱 웹 서비스 플랫폼을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을 때만 해도 일반인에게는 매우 생소한 용어였지만 이제는 누구나가 웹 3.0과 시맨틱 웹을 이야기한다. 바야흐로 시맨틱 전성시대이자 웹2.0에서 웹3.0으로 웹서비스의 주도권이 바뀌어 가는 커다란 변혁기이다.
민간 웹서비스 시장이 웹3.0으로 대대적인 환골탈태를 단행하는 시기에 정작 이러한 기술을 밤낮으로 개발하는 기업체와 연구소의 R&D 인력은 아직도 전문 정보를 검색하거나 수집하면서 웹1.0이나 웹2.0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발표한 ‘과학·기술·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R&D 투자율이 2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투자를 많이 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지금껏 진행해 온 국가 연구개발 사업 정보를 기업 내 부설연구소나 대학 연구실에서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정보공유시스템을 체계화하는 작업도 투자 못지않게 중요하다.
NTIS가 그렇다. 이 서비스는 15개 정부 부처와 청의 연계로 국가 연구개발 사업 정보를 총망라한 정보지식포털이다. 대학이나 정부출연 연구소, 기업체의 이용률이 전체 이용자 4만여 명의 70%를 넘을 정도로 현장에서의 활용도가 높은 국가지원 서비스다. 이를 통해 연구인력은 장비 기자재 연구성과 등의 정보를 제공받지만 아직 웹3.0 수준의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받지는 못한다. 물론 사이버 멘터링 서비스 등 전문가에게서 각종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서비스로 보완하는 중이기는 하다.
일선에서는 그 이상의 수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포털 사업자가 다양한 서비스로 수많은 이용자의 정보 공유와 확산을 유도함으로써 누리꾼만의 새로운 유행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듯 국가 연구개발 포털인 NTIS도 이용자의 자율적인 정보공유와 교류를 손쉽게 하도록 새로운 가치와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생산해내는 장이 되어야 한다.
국가과학기술의 기초체력을 다지기 위해 NTIS는 정부가 마련한 국가 연구개발 정보지원 서비스 안에서 개인 기초 연구자에서부터 기업 내 연구소까지 각계각층의 인력이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이해관계를 충족시키는 일을 해 왔다.
앞으로 정부는 자생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확산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R&D 인력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 땅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매진하는 모든 연구자가 기술 분야나 지역에 따라 격차를 느끼지 않고 효과적인 정보 공유와 가치 창출, 파트너십을 형성하도록 국가 연구개발 포털의 끊임없는 진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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