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5일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광우병 위험통제국’ 판정을 받았다. 쇠고기 사육과 생산 단계에서부터 철저한 사료 관리와 검역으로 광우병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춤으로써 한국산 쇠고기의 안정성을 국제적으로 보증 받은 것이다. 질 좋은 한우 고기의 신뢰도가 높아져 국내 소비 진작뿐 아니라 해외 수출 길까지 크게 열렸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OIE는 각국이 제출한 방대한 자료와 통계를 바탕으로 표본 조사와 엄격한 심사를 거쳐 국가별 광우병 관리능력 등급을 3단계로 분류한다. 175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단계인 ‘광우병 위험을 무시할 만한 수준’에 속한 나라는 호주 등 13개국이다. 그 다음 단계인 ‘광우병 위험 통제가능’ 단계에 속한 나라는 34개국이다. 나머지 128개국은 ‘위험등급 미결정’ 단계에 속해 있다. 최하 등급인 이 단계는 해당국의 소가 광우병에 걸렸는지, 광우병에 걸릴 소지가 있는 사료를 먹고 있는지, 검역시스템은 제대로 갖췄는지 파악할 수 없는 수준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제야 비로소 이 단계를 넘어섰다. 미국은 이미 3년 전인 2007년 5월 ‘광우병 위험 통제’ 단계로 올라섰다.
노무현 정부는 OIE 판정 기준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겠다고 사실상 약속하고도 미국이 그 기준을 충족한 뒤에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결국 이명박 정부 들어 2008년 4월에야 수입이 결정됐고 곧바로 ‘광우병 촛불시위’ 광풍이 불었다. ‘목숨을 걸고 광우병 쇠고기를 먹어야 합니까’라며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왜곡 과장한 MBC ‘PD수첩’ 보도가 기폭제 역할을 했다.
당시 좌파세력들은 한우보다 위험도 등급이 낮았던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만 집중 부각했다.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까지 나서 광우병 공포감을 자극했다. 이들의 선동에 적지 않은 국민이 현혹되면서 서울 도심은 3개월 넘게 촛불이 춤추는 무법천지로 변해버렸다. 광우병 촛불세력은 당시 ‘국민의 건강권’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과학적 조사에 바탕을 둔 국제적 기구의 공인을 철저히 무시했다. 이들은 건강권을 핑계 삼아 반미(反美)를 고리로 뭉쳐 갓 출범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복운동을 전개했다.
천안함 사태에서도 국제 민군(民軍) 합동조사단의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침몰 원인 조사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좌초 후 미군 함정과의 충돌설’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직도 허위의 촛불은 꺼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