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에서는 지구촌 사람의 관심을 끄는 세계박람회가 ‘더 좋은 도시 생활을 위하여(Better city, better life)’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다. 규모는 다르지만 한국도 2012년 여수에서 세계박람회를 개최한다. 초기의 박람회에서는 국가의 산업기술을 과시하여 기념비적인 건축물과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는 성격이 강했던 반면, 최근 박람회는 인류의 공동관심사항을 모색하고 인류의 화두에 답하는 형태로 점진적으로 변했다. 여수 세계박람회의 주제는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자원의 다양성과 지속가능한 활동’이다. 인류생존과 직결되는 바다의 가장 바람직한 미래상을 표현한다.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이슈는 지난 세기에 걸쳐 진행된 산업화의 결과인 지구온난화와 자원의 고갈이다. 역사학자와 과학자들은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은 현대문명의 붕괴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판단한다. 물 부족, 식량 부족, 에너지 부족, 해수면 상승이 예상되는데 이런 현상이 서로 영향을 미쳐 어느 한계점이 되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바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가장 효율적인 해답을 제시할 수 있다.
바다는 지구상 마지막 프런티어로서 무한한 자원 잠재력과 지속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 생물자원 광물자원 에너지자원을 갖고 있는 자원의 보물창고이다. 그러나 인류가 아는 바다 지식은 극히 제한적이다. 우리 바로 옆에 있는 바다에 대한 지식은 인류가 우주에 대하여 아는 것보다 적다. 다시 말하면 바다를 좀 더 알고 관련된 기술을 발전시키면 앞으로 바다가 줄 선물이 무궁무진하다.
바다의 복원력과 생산성은 육지를 훨씬 뛰어넘는다. 연구에 따르면 해양보전지역을 지정하고 나서 1∼2년 안에 개체수의 밀도가 90%, 크기는 31%, 종의 다양성은 20% 증가한다고 한다. 곡물을 동물성 단백질로 바꾸는 효율을 따져보자. 소의 체중을 1kg 늘리려면 약 7kg의 곡물을 먹여야 하지만 어류는 2kg도 들지 않을 정도로 효율적이다.
바다이용 기술과 경제성을 확보한 가까운 미래모습을 생각해보자.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되는 해안도시를 대체하는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초대형 해상복합공간에서 생활을 한다. 물은 해수 담수화 공장을 통하여 공급받고 주변의 바다목장, 심해 양식장에서 키우는 수산물을 먹는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석유를 대체할 신재생에너지는 조력 조류 파력 해상풍력 및 해수온도차 발전을 통해 얻는다. 심해저에서는 로봇이 해저광물을 채집한다. 해초 등 해양식물에서는 의약품과 식량을 얻는다. 이를 상상이 아니라 현실에서 가능하게 만들 기술은 초기단계이지만 많이 개발된 상태여서 가까운 장래에 구체화된다.
한국은 조선산업에서 세계 정상이다. 해양 관련 산업인 해운과 수산업도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 그러나 앞서 말한 해양 신산업 분야는 아직 초보적인 단계이다. 새로운 시대인 해양의 시대를 선도하려면 이 분야의 저변을 넓혀야 한다.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이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는 해양을 주제로 한다. 박람회를 기폭제로 해양에 대한 관심을 높여 새로운 해양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했다. 과거에는 해군력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이제는 바다를 잘 보존하고 활용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뜻이다. 동북아의 바다를 지배했던 장보고를 생각하면서 한국이 21세기에 새로운 바다의 강자가 되는 방안을 찾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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