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14일 아이슬란드 에이야D랴외퀼 화산이 불을 내뿜었다. 화산재는 기류를 타고 유럽 하늘을 뒤덮었다. 화산이 폭발한 닷새 동안 313개 공항이 폐쇄되고 8만2000편의 항공기가 결항되는 대혼란을 불렀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인터넷판은 아이슬란드 화산 말고도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의 므라피, 콩고민주공화국의 니라공고, 미국 옐로스톤, 과테말라 산타마리아, 러시아 아바친스키 화산을 요주의 화산으로 꼽았다.
▷현재 휴화산(休火山) 상태인 백두산이 4, 5년 후쯤 대폭발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 화산학자들로부터 괴담처럼 전해지던 소식이 16일 기상청 주최 세미나에서 정식으로 제기됐다. ‘백두산 화산위기와 대응’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백두산 지진활동이 월 240회에 이를 만큼 급증했고 주변 지형이 융기하고 있으며 화산가스로 인해 나무가 말라죽고 있다고 발표했다. 모두 화산활동의 전조(前兆) 현상이다.
▷아이슬란드 화산은 화산폭발지수(VEI·Volcanic Explosivity Index)가 4이고 분출물은 0.11km³에 불과했는데도 유럽 항공망을 마비시키고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주었다. 학자들에 따르면 10세기 중반 백두산이 대규모 분화를 일으켰을 때 분출물 양은 100km³, VEI는 7.4로 추정된다. 기원후 화산 폭발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한다. 백두산 분출물의 1000분의 1에 불과한 아이슬란드 화산의 피해 정도로 미루어볼 때 백두산이 폭발했을 때의 피해는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화산 폭발은 인류문화와 역사의 흐름을 바꿔 놓는다. 폼페이를 멸망시킨 베수비오 화산, 일본 신석기문명인 조몬 문명을 휩쓸어버린 기카이 칼데라 분화(噴火), 1783∼1784년 분출해 프랑스대혁명의 원인이 되었던 기근을 일으킨 아이슬란드 라키 화산이 그런 사례다. 백두산 폭발이 발해 멸망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학설도 있다.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자 기상청이 국가차원의 대책을 마련한다고 나섰다. 백두산은 우리 관할이 아니어서 예측활동에 한계가 있어 걱정이다. 다만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에 대한 불안감이 커 평상심을 잃는 일은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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