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지 ‘와이어드’는 인터넷을 연결하기 위해 ‘www’로 시작하는 주소를 쳐야 하는 웹(web)은 죽고, 사용하기 간단한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 대세를 형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마트폰과 5∼10인치 화면을 가진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한 무선인터넷 접속이 급증하면서 시장이 소용돌이치는 ‘모바일 빅뱅(대폭발)’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모바일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려운 형편이다. 스마트폰 유행을 놓쳐 올해 2분기(4∼6월) 휴대전화 사업부문에서 1196억 원 적자를 낸 LG전자는 하반기에 10여 종의 스마트폰으로 반격에 나선다. SK텔레콤과 KT는 세계 주요 통신사들과 함께 글로벌 고객 30억 명을 대상으로 한 거대 애플리케이션 도매시장 WAC를 설립한다. 포털사이트 업계는 인터넷 기반의 검색서비스 경쟁에서 모바일 검색, 음성 검색 기능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강화하는 경쟁으로 옮아가고 있다.
모바일 빅뱅은 실시간 의사소통이 가능한 업무환경을 만들어준다. 일반 제조업이나 서비스업도 ‘모바일 오피스’를 활용한 발 빠른 대응으로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켜야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국내업계는 신(新)성장동력으로 꼽히는 클라우드(Cloud) 컴퓨팅 시장으로 빨리 눈을 돌려야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소프트웨어를 구매하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해 주문형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위치기반서비스(LBS)의 활용도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LBS는 자동차 운전자에게 운행정보 및 차량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식당 같은 서비스 업소가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영업정보나 할인쿠폰을 전해준다. 지방정부는 축적된 주민의 위치정보를 토대로 재난 대응에 나서거나 교통 도로 행정에 응용할 수 있다.
우리는 초고속인터넷망 구축과 활용에서는 세계 1위였으나 스마트폰과 앱 개발, 무선인터넷 활용에서는 다소 뒤졌다. 그렇다고 경쟁에서 완전히 낙오한 것은 아니다. 관련 업계는 국내 경쟁에 몰두해 스마트폰 도입을 늦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글로벌 마켓을 지향해야 한다. 정부는 LBS나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의 규제를 미리 정비해 놓아야만 모바일 시대를 앞서 나갈 수 있다.
모바일 기기들을 능숙하게 활용하는 사람과 모바일맹(盲)의 격차인 모바일 디바이드(divide)가 갈수록 커질 것이다. 보급형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삶의 질을 높이는 자기계발도 필요하지만 평생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