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테러 공격과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도 굳건한 지배력을 유지하는 분야가 대학이다. 어제 영국의 더 타임스가 발표한 ‘2010년
세계 대학평가’도 미국 대학이 휩쓸었다. 1위 하버드대를 비롯해 톱10 중 7곳, 톱50 중에서도 27곳이 미국 대학이다.
영국의 QS대학평가에서도 세계 200위 중 53곳으로 영국(30곳)보다 두 배쯤 많다. ‘팍스 아메리카나’가 저물고 있다는 경고
속에서도 미국이 자신감을 잃지 않는 이유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교수들과 대학교육의 경쟁력 때문이다.
▷더 타임스는
세계적 연구평가기관 톰슨-로이터사와 손잡은 올해 조사에선 사회적 평판 같은 주관적 평가를 줄였다. 그 대신 연구의 영향력을 보는
논문 인용을 32.5%, 연구와 교육을 각각 30%의 같은 비율로 평가했다. 포스텍(포항공대)이 세계 28위가 된 것은 평가
변경에 힘입은 바 크다. 국내 대학이 세계적 기관이 실시한 대학평가에서 30위 권 안에 진입한 건 처음이다. 더 타임스는 “재능은
수입할 수 없다”며 1986년 포스텍을 세울 당시 포항제철 박태준 회장의 리더십을 소개했다.
▷1인 연간 교육비
6370만 원. 포스텍의 교육투자는 국내 1위다. 등록금 540만 원의 10배 이상을 학생들에게 돌려주는 셈이다. 미국 대학의
경쟁력은 경쟁국보다 2배 많은 투자에서 나온다는 더 타임스의 분석대로 대학의 질도 상당 부분 돈에 달렸음을 포스텍이 보여준다.
스타 교수와 뒤떨어지는 교수의 연봉 격차가 50%다. 글로벌 스탠더드대로 성과연봉제를 두어서다. 국내 대학 아닌 미국의
캘리포니아공대(칼텍·더 타임스 랭킹 2위)나 매사추세츠공대(MIT·3위)와 견주기 위해 경쟁 기준을 세계의 앞선 대학에 맞췄다.
▷이번 평가에서 중국은 톱 200개 대학 중 6곳을 올려놓았다. 무섭게 성장하는 경제처럼 글로벌 고등교육에서도 급부상 중이다.
일본은 5곳이지만 역시 경제처럼 대학교육과 연구 성과도 지지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 홍콩 대만과 함께 4개 대학이
들어갔다. 학생 선발이나 학교의 운영과 관련해 규제를 대폭 풀고 대학의 자율권을 대폭 늘려야 세계적으로 우수한 대학이 많이 나올 수
있다. 대학교육의 질은 미래 경쟁력의 바로미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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