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창우]국내 첨단기술 뽐낼 핵융합 올림픽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9일 03시 00분


지난해 10월 과학도시 대전에서는 세계 최고 우주 학술대회인 ‘대전 국제우주대회(IAC)’가 열렸다. 72개국에서 4000여 명의 우주 전문가가 참가해 60년 국제우주대회 역사상 최대 규모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보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대회 개최를 통해 세계 각국에 한국의 우주개발 의지를 보여줬고 미국 유럽 등 선진국과 실질적인 국제협력을 맺음으로써 높아진 위상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학술적인 면뿐만 아니라 ‘우주의 대중화’를 목표로 선보인 다양한 우주축제 프로그램도 인상적이었다. 우주인 체험, 열기구 타기처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참여하는 행사가 국민 축제를 이끌어냈다. 대전 국제우주대회는 세계와 한국, 전문가와 일반인, 학술과 놀이가 어떻게 어우러져서 사회 경제적 시너지를 내는지 잘 보여줬다.

국제우주대회가 개최된 지 1년이 지난 올해 10월, 대전에서는 또 하나의 과학 국제행사가 9일 열린다. 세계의 핵융합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이는 ‘국제원자력기구 핵융합에너지 콘퍼런스(IAEA FEC 2010·Fusion Energy Conference)’이다. 핵융합 올림픽이라 불리는 이 행사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비롯한 1500명의 세계 석학이 참가해 미래에너지인 핵융합에 대한 연구 성과와 최신 기술을 나눈다.

핵융합 연구는 태양에너지의 원리를 지구에서 실현시켜 무한 청정에너지로 사용하도록 개발하는 첨단과학 분야이다. 전 세계가 화석연료를 대신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미래 녹색에너지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는 요즘 핵융합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 후발주자였던 한국은 2007년 초전도 핵융합 장치인 KSTAR의 완공과 성공적 가동으로 핵융합 분야에서 세계 선도국의 지위를 인정받았다.

이번 행사는 세계 핵융합 연구자에게 국내 핵융합 연구의 수준을 확인시켜 주고 핵융합 연구의 허브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어려운 말로 가득한 딱딱한 행사 같지만 사실은 미래에너지의 중요성에 대해 다 함께 배우면서 즐기는 에너지 축제의 자리다. 세계 언론을 통해 보도될 이번 행사로 한국인이 핵융합에 얼마나 큰 관심을 갖고 있는지, 한국이 얼마나 높은 기술 수준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과시할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녹색에너지 강국을 꿈꾸는 한국의 자신감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

김창우 IAEA FEC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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