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강후]국내 광산, 칠레보다 안전성 훨씬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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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1일 03시 00분


지구 반대편, 칠레 산호세 구리광산에서 지하 갱도가 붕락되어 땅속에서 일하던 근로자 33명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고 국가와 인종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그들의 무사귀환을 기도했다. 69일 만에 전원이 극적으로 생환하자 지구인 모두가 마치 내일처럼 기뻐하고 환호했다.

석탄광산을 운영하는 석탄공사 사장으로서 사고 발생부터 구조순간까지 줄곧 남다른 관심으로 지켜보았다. 마지막 근로자가 광명의 빛을 보는 순간 그들과 한마음이 되어 환호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직접 전달할 길은 없지만 구조에 성공한 사람과 구조된 33인 그리고 오랜 기간 참고 기다려 준 가족 모두에게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

광산사고에 관한 보도가 나오면 많은 사람이 우리 실정에 대해 문의한다. 그럴 때마다 언론에 보도되는 사례는 모두 해외에서 발생한 사고로 국내 광산은 전혀 다르다고 답한다.

우리나라도 1980년대까지만 해도 광산사고가 적지 않았다. 탄광사고가 가장 많았다. 1967년에는 충남 청양의 구봉광산(금광)에서 칠레에서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여 김창선이란 분이 16일 만에 구조됐다. 당시 우리나라도 온 국민이 가슴을 졸이며 라디오를 청취했다.

그러나 국내 탄광은 1990년대부터 많은 변화가 있었다. 종전에는 갱도를 지지(支持)할 때 나무를 사용했으나 이를 H빔 같은 철제로 바꾸었다. 그러면서 갱도 붕락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또 안전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설비와 기술이 발전하고 근로자의 의식이 달라지면서 사고는 거의 없어졌다. 과거의 시선으로 현재의 탄광을 보지 않아도 된다.

석탄공사는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이한다. 석탄생산이 지속되다 보니 강원 태백시에 위치한 장성광업소는 이번 사고가 난 칠레 광산보다 무려 300m가 더 깊은 지하 1075m에서 작업을 한다. 작업장이 자꾸 깊어짐에 따라 위험 요인은 늘어난다. 그러나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에 최우선을 두고 임하고 있다.

또한 생산성 향상과 근로자 안전을 위해 채탄용 로봇을 제작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시제품을 개발하고 현장 적응 시험을 거쳐 작업장에 배치할 계획이다. 그렇게 될 경우 더 깊은 곳에서 더 안전하게 석탄을 캘 수 있게 된다. 이번에 구조된 33인이 한국에 올 수도 있다고 한다. 만일 그들이 한국에 온다면 석탄공사로 초청해 우리의 작업장을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우리의 선진기술을 알려주고 싶다.

이강후 대한석탄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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