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열리는 11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금속노조 구미지부장의 분신으로 농성 중인 KEC 노조를 지원하고 경찰을 규탄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있다. 금속노조는 민노총의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는 7일 총파업 출정식을 갖는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처음으로 세계 20개국 정상들이 모이는 G20 개막일에 맞춰 파업을 벌여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경북 구미시 KEC 사업장에서 발생한 분신 사건은 G20 정상회의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KEC 노조는 법에 규정된 타임오프 한도 이상으로 노조전임자를 둘 것을 요구하면서 지난달 21일부터 구미공장을 불법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경찰은 농성 장기화로 인한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해 정당한 법 절차에 따라 영장을 집행하려고 했다. 그런데도 민노총은 “KEC 사태를 해결하지 않으면 G20도 없다”며 분신 사건과 G20 규탄시위를 연계해 총파업으로 몰아가고 있다. 국가 대사를 볼모로 삼아 투쟁을 벌이는 민노총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G20 정상회의를 위해 20개 회원국 정상과 수행원, 취재진 등 1만5000여 명이 서울을 찾아온다. 한국의 국가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향상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세계시장에서 장차 한국 제품 선호도가 높아지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 제조업과 관광 숙박업 분야에서 그만큼 일자리가 늘어난다. 기업과 노조에도 좋은 일이다. 한국노총은 G20 기간을 전후해 모든 집회 시위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금속노조의 총파업은 찾아오는 일자리도 내쫓는 것과 다름없다.
금속노조 산하 기륭전자 노조는 무려 5년 4개월 동안 파업을 벌이면서 수백 개의 일자리를 중국으로 내몰았다. 어제 극적인 노사 합의로 파업은 끝났지만 그 사이에 공장은 중국으로 떠났고 한때 500여 명에 달하던 직원은 100명 미만으로 줄었다. 2004년 매출 1711억 원, 영업이익 220억 원이던 알짜 회사가 적자로 돌아섰다. 뒤늦게나마 정상화의 실마리를 찾았지만 일자리를 없앤 금속노조는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금속노조의 반(反)세계화·반기업 행태는 근로자들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국민과 국가의 이익을 해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