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양환정]정보통신기술 시장에 깃발을 꽂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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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6일 03시 00분


최근의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은 200여 년 전 서부개척시대와 그다지 달라 보이지 않는다. 무선환경 및 초고속 인터넷의 보편화와 첨단기기의 진화가 만들어 내는 사회 변화는 많은 사람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글로벌 업체와 전통적 미디어는 변화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저마다 깃발을 손에 들고 주인 없는 땅을 선점하려고 달리는 중이다.

주변을 보자. 지하철을 타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고개 숙인 사람이 대부분이다. 모두 주변은 외면한 채 스마트폰에 몰두한다. 이러한 풍경은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생소한 풍경이었다. 제 아무리 얼리 어답터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변화에 한 번쯤 어지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모바일 환경의 대중화에 따라 사용자의 기호도 다양해진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인터넷이라는 통신혁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초고속 인터넷은 여전히 새로운 방송통신시장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다. 스마트TV의 도입이 코앞에 와있다. 세계 각국은 더 빠르고 대용량 전송이 가능한 초고속 인터넷 환경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수용한계에 다다른 IPv4를 대체할 IPv6의 도입, 기업시장을 필두로 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의 성장, 포털 및 전통 미디어까지 위협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대두, 운영체제(OS) 간의 충돌, 앱스토어 같은 플랫폼 및 오픈마켓의 빠른 성장…. 콘텐츠 시장의 변화가 만들어 내는 새로운 시대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달리 말하면 ICT 시장의 현실이 서부개척시대처럼 아무것도 정돈되지 않은 시대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통신 및 방송시장의 과제 및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표준화 관련 논의 또한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정부 간, 기업 간, 또는 정부와 기업 간 새로운 방송통신환경의 흐름에 걸맞은 글로벌 스탠더드의 수립과 표준화가 절실한 이유이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발걸음 중 하나가 될 국제행사가 개최된다. 8일부터 사흘간 서울서 열리는 국제방송통신콘퍼런스에서는 세계적인 ICT 전문가들이 새로운 방송통신환경에서의 글로벌 표준과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비전을 발표한다.

시장은 글로벌화되어 있으므로 규모가 큰 미국 중국 유럽연합이 어떠한 기준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방송통신정책 또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를 포함한 주요 국가는 개방성과 보안 및 정보 보호라는 방송통신시장의 양립되는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정부도 지금이 국제적 흐름에 정확히 보조를 맞추며 국내 기업에 새로운 시장과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데 주력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임을 잘 안다. 안전하고 진일보한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콘텐츠 경쟁력이 지원의 포인트가 될 것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누군가는 먼저 깃발을 꽂을 것이다. 한국의 방송통신 관련 기업과 벤처가 주인공이 되기를 기대한다.

양환정 방송통신위원회 국제협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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